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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사투리 경연대회 대상 오점순씨

중앙일보

입력

'거시거 뭐시냐 귀경온 사람들이 샛똥빠진 (푼수같은) 소리 헌다고 콧방귀 뀔지 모르것는디…맨날 나보고 전라도 사투리허먼 걸어 댕기는 백화사전이네 혔잔여, 나 참말 이런거리 없어서 모쫓자 댕겼네'

지난 27일 전주 MBC주최로 열린 '제 1회 전라도 사투리 경연대회' 서 대상을 차지한 오점순 (吳点順.44.주부.익산시 신동) 씨는 "아따, 내 사투리 솜씨를 질펀허게 뽄내게 멍석을 깔아준께로 징허게 고맙그만, 잉" 하며 구수한 너스레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총 41개팀이 참여한 이날 경연대회서 吳씨는 '내 어릴적에' 라는 주제로 온동네 말짓거리를 다 하고 다니던 자신의 꾀복쟁이 시절을 구수한 사투리와 걸쭉한 해학으로 늘어놔 폭소를 자아냈다.

정읍시 감곡면이 고향인 그녀는 만나는 사람마다 "코미디언이 되라" 할 정도로 코믹한 사투리.억양을 구사해 늘 웃음을 몰고 다녔다.

중고교시절 오락시간.소풍때는 사회자로, 수학여행때는 교사.친구들을 즐겁게 하는 재담꾼으로 맹활약했다.

코믹한 끼는 결혼후에도 여전해 세자녀 학교의 자모회.동네의 장기자랑서는 일등을 독차지 하다시피 한다. 지난해만 최우수상을 2차례나 먹었다.

특히 그녀는 TV서 한번 본 개그맨들의 몸짓.말투를 금방 따라하면서도 구수한 사투리로 둔갑시켜 주위 사람들의 배꼽을 잡게 만들곤 한다.

吳씨는 "상금으로 1백만원을 받았는디 아는 사람들이 시글시글혀 한턱 내라고 해싸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생겼구먼" 이라면서도 "앞으로는 우리 고라실 (고장) 사투리를 더 뽄내면서 다닐것잉께, 잘 봐주쇼, 잉," 하고 말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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