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팝업] “공연 중 기침, 이제는 그만” 예술의전당 사탕 나눠주기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1999년 1월 미국 뉴욕 링컨센터 에이버리 피셔홀에서 열린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회. 음악감독 쿠르트 마주어가 지휘하다 말고 갑자기 지휘대에서 내려와 퇴장해 버렸다.

 객석에서 그칠 줄 모르고 계속 터져 나온 기침 소리가 원인이었다. 마주어는 청중의 박수를 받고 2분쯤 뒤 다시 등장해 나머지 연주를 마쳤다. 그는 연주 뒤 “빠른 기침 소리 때문에 지휘자·오케스트라·청중 어느 누구도 제대로 음악에 집중 할 수 없었다”고 퇴장 이유를 설명했다.

 기침 소리는 휴대전화 벨소리와 함께 콘서트를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누군가 시작한 기침에 너도나도 따라 하는 ‘파도타기 식’ 기침에는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 기침 소리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 예술의전당이 묘수를 꺼내 들었다. 내년 1월부터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을 대상으로 로비에 ‘기침 방지용’ 사탕을 비치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실 기침은 생리적 현상이라 제지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이 때문에 외국 공연장 중엔 로비에서 무료로 사탕을 나눠주는 곳이 간혹 있다. 미국 뉴욕 카네기홀·링컨센터 에이버리 피셔홀, 샌프란시스코 오페라하우스, 볼티모어 메이어호프 심포니홀,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홀 등이 사탕을 무료로 나눠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평론가 이장직씨는 올해 낸 『음악회 가려면 정장 입어야 하나요』(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볼티모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경우 공연장 로비에서 무료로 목캔디를 나눠준 뒤 (청중의) 기침 빈도가 현저하게 줄었다”고 했다.

 예술의전당 측은 가장 소리가 덜 나는 사탕을 고르기 위해 고심 중이다. 공연을 보다가 기침이 나려 할 때 입에 넣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비닐 재질 포장이 아닌 종이 포장된 사탕 등을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정다미씨는 “실제 기침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IBK챔버홀과 리사이트홀의 공연에까지 사탕 비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