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후유증으로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급감하자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요금을 마구 내리고 있다.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좌석을 채워보자는 심산이다. 항공 수요가 줄면서 세계의 관광지들도 썰렁해 지고 있다.
◇ 항공요금 덤핑=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인 베스트페어스닷컴(http://www.bestfares.com)에 따르면 뉴욕이나 보스톤에서 플로리다까지 왕복 항공기표는 1백10달러면 살 수 있다.
이는 마일당 3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항공사의 손익분기점(마일당 10~12센트)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것이다.
아직은 요금인하를 망설이는 항공사들이 많지만 조만간 인하대열에 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미국 3위인 델타항공 레오 뮬린 회장은 "빈 좌석이 3분의 2에 달한다 "며 "수일안에 놀랄만한 요금인하를 단행할 것" 이라고 말했다.
◇ 감원과 운항 축소=미 6대 항공사는 테러사태이후 이제껏 운항편수의 20% 정도를 줄였다.
감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델타항공이 26일 1만3천명(전체 인력의 16%)의 감원계획을 발표했다. 테러 참사 이후 2주간 미 항공사들의 감원 규모는 12만3천명에 달한다.
에어캐나다항공(9천명).브리티시항공(7천명).스위스항공(3천명) 등 미국 밖의 항공사들도 감원에 나섰다.
아메리칸.델타.콘티넨털항공의 최고경영자들은 구조조정을 위해 연봉을 반납하기도 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테러 참사 이후 연말까지 국제선 항공 수요가 15%(연간으로는 5%) 줄어 항공업계가 올해 70억~1백10억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항공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지난 90년 걸프전 이후 처음이며, 2차대전 이후 두번째다.
◇ 관광업계 휘청=유명한 멕시코 관광지 아카풀코는 미 관광객 감소로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인력의 40%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현지 상공회의소가 밝혔다.
아르헨티나 관광청은 호텔과 리조트 컨퍼런스 예약이 속속 취소돼 관광업계가 고사 위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관광부도 테러 후유증으로 관광 예약의 약 35%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세계 5대 크루즈 관광업체인 르네상스는 26일 경영 위기로 크루즈 관광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