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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3백원이면 자립하겠어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전쟁고아」인 장광철 (27·본적 함남 흥남시 천기리 2구 27) 군은 오징어잡이를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기술을 지녔으면서도 낚시기구를 사들일 돈 4천3백원이 없어 『자신의 누범심리를 억제할 길 없다』고 본사에 호소해왔다.
장군은 6·25때 12세의 어린 몸으로 단신월남, 「전쟁고아」로서 이 고아원에서 저 고아원으로 전전하며 자라왔는데 금년 9월경 부산의 합심원(=고아원이름)이 살기 좋다는 말을 듣고 내려갔다가 여의치 않아, 차비를 마련하려던 것이 그만 「절도미수」로 교도소신세를 졌다.
지난 10월23일 부산지법의 「집행유예」판결로 다시 밝은 세상을 찾긴 했지만 친지하나 없는 이 땅에서는 당장에 기거할 곳이 없어 앞날이 캄캄하다는 것.
의지할 곳 없는 장군은 일시나마 교도소 신세를 졌다는 사실에 심한 정신적 타격을 받고있는데 『4천3백원만 있으면 자립할 수 있으며, 벌어서 갚을 생각』이라고 젊은 순은 애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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