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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14년에 매듭 지은|한일 수교 안팎 (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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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의 산경 신문은 한·일 조약 비준 안의 중의원 통과에 앞서 중앙일보 주일 특파원 강범석 기자와 체일 중인 미 「캘리포니아」 대학교 정치학 조교수 「한즈·베어왈드」씨를 초빙, 한·일 조약 비준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본사에서는 「산경」측의 양해를 얻어 대담 내용을 간추려 옮겨 보았다. <편집자>
▲산경=두분 다 일본 국회의 논의를 방청했기 때문에 먼저 국회심의 인상을….
▲강=한국에서는 한·일 국교의 정상화가 「아시아」의 자유 진영의 안전 보장에 「플러스」가 된다는 각도에서 보고 있다.
▲베어왈드=나는 한·일 두나라 국민이 조약에서 받는 이익이 무엇인가, 14년간이나 교섭을 계속한 것이 왜 이제 와서 조인되어야 하는가 하는 것이 국회 심의에서 엿보려고 한다.
▲산경=일본 정부로서는 전후 20년간 분쟁을 되풀이한 한·일 관계에 결말을 낸다는 것은 전후 처리의 총결산이라는 원칙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데….
▲강=전후 처리라고 하지만 중대한 것은 한·일 양국이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국제 정세에서 오는 요청이 세게 작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산경=일본 정부는 세계의 분쟁이 집중되고 있는 「아시아」에서 한·일 양국이 불화를 해소하고 긴밀한 관계로 들어선다는 것은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초석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강=36년간의 통치 경험에서 한국에는 『일본 군화에 짓밟히지 말아야겠다』는 감정적 반발이 있다. 사회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NEATO (동북아 조약기구)를 맺는다든지 일본을 전쟁에 몰아 넣는다든지 말하는 것은 사회극의 저지 전술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중공 세력이 날로 팽창하고 있어 한국이 국제적으로 고립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배려 때문에 일본과의 결속도 부득이하다는 결론도 나온다.
▲베어왈드=국회에서 좌등 수상이나 추명 외상이 『한·일 비준이 이루어진 다음 북괴와 중공과의 관계 개선에 손대고 싶다』고 답변하고 있다. 한국의 입장과는 달리 일본은 일본의 이익에 합치된 입장이 있지 않은가.
▲거기에는 문제가 있다. 한국이 지금 지배하고 있는 영역은 휴전선 이남이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헌법은 「한반도 및 부속 도서」라 되어 있다. 북괴 또한 같은 규정을 하고있어 이것은 국내 문제지 일본이 규정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산경=이제 한·일 조약이 「아시아」의 평화 유지에 공헌했는지 여부를 얘기해 보자. 동남 「아시아」 각지에 불안이 일고 있는 것은 이 지역이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모든 점에서 독립국으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므로 경제 협력으로 경제가 비약적 발전을 한다면 하나의 안정점이 될 것이다. 그러면 한국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것이 일본 정부의 생각이다. <계속>

<대담>
강범석 본사 특파원
베어왈드 미 캘대 교수 (일 산경 신문 주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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