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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회 생일 맞는|『프랑소와·모리약』|56년도「노벨」문학상 수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52년도에「노벨」문학상을 탄 불란서의 작가「프랑솨·모리악」은 여전히 지도적 지위에 군림하고 있다. 지난11일 80회 생일을 맞은 그를 서구의 신문「라디오」「텔레비전」은 대대적으로 축복했다. 작가요,「카톨릭」교회의 대변자요, 문학과 정치문제의 격렬한 비평가이기도한 그의 긴 경력을 평가한 기사들이 잡지에 실리고 있다.「모리악」은 현재「파리」의 「테오필·고티에」라는 조용한 거리에 있는 아담한 5층「아마트」에서 살고 있다. 그의 응접실 벽에는「마티스」「샤갈」「비용」「망케」「뒤피」「스공자크」의 그림들이 걸려 있다. 영속적이고 안정된 취미와 정감이 나타나 있다.
『이 그림들이 놀랍다고요? 획기적인 창작의 시대? 그건 지나간 일이지요.』
『「피카소」는 천재입니다. 그러나 그는 원자폭탄 같은 결과를 가져 왔소. 그는 모든 것을 철저히 파괴해서 황무지를 만들어 버렸소.「폽·아트」- 그건 예술적 재능이 고갈된 비속한 영역입니다.』「모리악」은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는다. 발랄하고 표정이 풍부한 그의 「제스처」는 노인의 몸짓 같지 않다.
그의 생애를 그린「텔리비·프로」를 봤다고 하면서 말을 잇는다.『요즘은 영화보다「텔리비」에 흥미를 가지고 있소. 무성영화시대에는 열심히 영화구경을 다녔지요. 나의 몇몇 작품은 영화화 하였는데 무성영화에 알맞은 것들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영화의 기술과 화법은 나의 작품에 깊은 영향을 주었던 것 같소. 그런데 요즘의 영화를 보면 지겹게 길어요. 아마도 삭막한 주지주의에 감염된 것 같소. 문학도 비슷한데 조금 덜 황폐한 것 같소. 하여간 좀덜 했으면 좋겠소. 어떠한 세대도 그 시대의 철학사상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오.「크로델」 「발레리」「지드」「프루스트」등 우리세대의 작가들은「베르그송」의 사상에 어느 정도 물들었었소.「베르그송」의 영향을 받았고 그의 이론이 침투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세대는 그에게 정복된 적은 없었소』
『오늘날 불란서의 젊은 세대는「사르트로」에게 정복되었소. 그는 단연히 세대의 지도적 인물이요. 그러나 그는 철학자지 시인은 아니오.』『젊은이들은 완전히 구제할 길 없을 정도로 그에게 탐닉해 있소. 내가 보는 바로는 그 결과 지적심체상태에 빠져있는 것 같소. 다른 원천을 찾아내서 지금의 상태를 타개할 작가가 나타날 것을 믿고 기대를 걸고 있소.「크로델」「발레리」「프루스트」는 앞날의 작가를 위한 원천이 될 것이오.』「모리악」의 문학사상과 현역 전위작가의 생각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그의 소설은 여전히 잘 팔리고, 젊은이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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