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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질검사 하나마나|시민 이익보호를 외면|결과판명도 내년 2월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연탄성수기를 맞아 서울시는 19공탄의 열량검사를 국립공업연구소에 의뢰하고 있으나 그 의뢰가 비합리적이고 형식적인 것에 그쳐 원래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게 되었다. 서울시 산업국은 지난 10월상순 시내 80개 연탄공장에서 생산제조되고 있는 19공탄 80종을 모아, [칼로리]를 비롯한 각종 탄질검사를 국립공업연구소 고체연료 분석실에 의뢰하였다.
그러나 이같은 검사는 요즘 가격파동과 더불어 탄질이 낮아 졌다고 시민들의 불평이 빗발치고 있는 만큼, 그 결과가 속히 밝혀져 성수기에 나쁜 연탄으로 인하여 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해 주어야 하는 당초의 목적에서 벗어나, 이 검사의 결과는 성수기도 다 지나게 되는 명년 1, 2월께나 밝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이 늦어지는 것은 서울시가 이 검사를 시민보호라는 견지에서 보다, 상공부가 지시한 연례검사로 취급하여 검사를 촉진하지 않는데 그 까닭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검사가 성과를 거두려면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나쁜 연탄과 똑같은 연탄을 검체로 수거하여야 할 것이다. 시 당국은 각 공장에서 수거하였기 때문에 이 검체를 시민들이 쓰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른바『상공부가 규정한 연탄기준에 가장 적합한 모범 19공탄』일 가능성이 아주 짙어 검사체의 효용이 문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시 당국자는 이들 검체가『어디서 수거 되었는지 비밀에 붙이기 위하여 각 검체의 생산업자의 표지를 완전제거, 일년번호만 붙여 의뢰했다』고 확언하고 있으나 20일 하오 국립공업연구소 고체연료분석실에 쌓여 있는 검체포장지에는 생산공장, 그 주소 및 전화번호까지 전부 표시되어 있어 검사의 엄정이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이에 대하여 서울시 산업국장 조성래씨는『검사가 비합리적이라는 점을 나도 느끼고 시정할 생각이었다. 또 시험 결과도 빨리 나오도록 주선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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