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한건 엉뚱한 별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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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0세기 최대의 혜성「이께야·세끼」(학명=1965F)는 21일 태양에 가장 접근하면 천체 이변을 일으킬지도 모른다고 화제가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껏「이께야·세끼」인줄 알았던 별이 엉뚱한 것이었음이 밝혀져 창피한 말썽이 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성균관 천문대가 추적해온 천체는 이 혜성이 아님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결국 그말을 믿고 그대로 보도한 국내의 신문·방송은 모두 잘못 보도한 셈이되고 말았다.
성균관 천문대가 추적한 별이「이께야·세끼」가 아니라는 근거를 몇몇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1)외국에선 모두 새벽 일출직전에 보이는 것이 우리나라서만 저녁에 보일 수는 없다. (2)외국에서 찍은 이 혜성사진은 보통혜성처럼 긴꼬리를 달고 있으나 성균관에서 찍은 것은 달걀 모양일 뿐이다. (3)성균관이 발표한 은백색의 중심부 양쪽에 빨강, 노랑과 자주빛이 나타난 것은 대안「렌즈」의 색수차 때문일 수 있다.
이미「매스콤」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진 일이고 보면 외국천문학계의 비웃음을 사도 어쩔수 없게 되고 말았는데-. 이와같은 어처구니 없는 비극은 우리 천문학계가 너무 빈약한 때문이라는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천문을 한다는 곳에 망원경이 없는가 하면 자그나마 망원경이 있는 곳엔 숙련된 전문가가 드문것이 우리 현실이라는 말-.
꼬리달린 진짜「이께야·세끼」혜성은 새벽 일찍 동남쪽 해뜨는 곳보다 조금 더 남쪽에 나타난 다는데 단, 해뜨기 직전에 잠깐만 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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