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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올 시즌 56억 벌고도 파티 한 번 못한 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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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자리에 모인 한·미·일 투어 상금왕들. 왼쪽부터 박인비, 전미정, 김하늘.

“상금요? 돈 쓸 시간도 없어요”(웃음).

 KB금융컵 한·일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부산 베이사이드 골프장. 올 시즌 한국과 미국·일본에서 상금왕에 오른 김하늘(24·비씨카드)과 박인비(24)·전미정(30·진로재팬)이 한자리에 모였다. 세계 3대 투어 상금왕이 모이니 ‘돈 얘기’가 나왔다. 김하늘은 4억5889만원을 벌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전미정의 상금 총액은 올해 1억3238만 엔(약 17억3786만원)이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왕(228만7080달러·약 24억7714만원)에 오른 동시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7287만 엔(약 9억5498만원)을 벌었다.

 각자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샴페인을 터뜨릴 여유도 갖지 못해다. 전미정과 박인비는 지난주 막을 내린 J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리코컵을 끝내자마자 한·일전에 출전했다. 2주 전 시즌을 끝낸 김하늘도 지난주 이벤트 대회를 치르는 등 쉴 새 없는 강행군을 하느라 파김치가 됐다.

 전미정은 “인터뷰 요청을 받을 때마다 상금왕을 하긴 했구나 싶다”며 “시즌이 끝났지만 잔여 일정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시즌 중과 다름없다”고 했다. 다음 주 대만에서 열리는 스윙잉스커츠 오픈에 출전하는 김하늘과 박인비도 “파티는 대회 후에나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상금을 어디에 쓸지도 정하지 못했다. 전미정은 “사실 돈을 아직 만져보지 못했다. 쓸 시간도 없다. 늘 골프장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특별히 필요한 것도 없다”고 했다. 김하늘과 박인비는 “상금은 모두 부모님이 관리하시고 용돈을 받아 쓴다”며 웃었다.

 이들의 마음은 벌써 내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올 시즌 4승을 거두며 JLPGA 통산 21승을 기록한 전미정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냈지만 더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 내년에 한 시즌 최다승(4승) 기록을 넘어서고 싶다”고 했다. KLPGA 투어 상금왕 3연패가 목표인 김하늘은 “상금왕을 했지만 올 시즌 1승밖에 올리지 못했다”면서 “60점 정도의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올 시즌 LPGA 투어 상금왕과 함께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를 수상한 박인비는 내년 시즌 세계 랭킹 1위 등극을 목표로 세웠다.

부산=글·사진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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