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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기적-불모에서「장미」가 피기까지, 전천후농토의 「이스라엘」을 가다-장덕상 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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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스라엘」땅에 들어서면서 제일먼저 느끼는 것이 이 나라가 몹시 건조한 나라라는 사실이다.「텔라비브」시내서는 물론 이 나라의 어느 구석에서라도 흐르는 물 구경을 할 수가 없다. 다만 관개용「파이프」를 통한 인공 분무기에서 솟아 나오는 인공수를 볼 수 있을 따름이다.
1년 동안의 강우량이라야 북부「이스라엘」의 1천 밀리, 중부가 5백 밀리,「네게브」 지방이 50∼1백 밀리이다.
그러나 이 비도 평소에 땅이 너무나 건조해있기 때문에 먼지를 적실 정도도 안 된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아스팔트」를 제외한 땅은 마치 콩고물 말려 놓은 듯 폭폭 빠지고 분무기가 물을 뿌리지 않으면 땅은 바싹 바싹 타 들어간다.
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도「이스라엘」전 국토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네게브」사막은 불모지로 그냥 버려져있으며 북부 및 중부만이 인공 급수로 영농이 가능하다 만일 오늘날 「이스라엘」이 아무런 관개 시설도 갖추지 않았다고 가상한다면 그 땅은 완전한 하나의 사막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의 농토나 도시 치고 관개혜택을 거의 받지 않은 곳이 없지만, 본격적인「이스라엘」의 관개사업을 알려면 남쪽「네게브」사막을 보아야 한다는「이스라엘」정부의 권고로 광막한 사막 속에 세워진「네게브」의 수도「버울쉐바」를 찾기로 했다.
아침 9시「이스라엘」신문국 「사울·아리에」씨의 안내로「텔라비브」에서 50킬로 남쪽에 위치한「버울쉐바」에 도착한 것이 하오 1시. 도중「텔라비브」남쪽 40킬로 지점에 새로 건설된 항구도시 「아슈도드」, 다시 30킬로 더 들어간 「아슈켈론」에도 들렀다.
「네게브] 사막에 대규모 정착사업이 시작된 것은 1948년 10월부터.「버울쉐바」는 그당시만 해도 먼지투성이의 한촌이었다.
인구라야 고작 3천, 조립식 가옥 2백50동, 우체국 하나, 문화원 1개소, 고고학박물관이 한군데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독립과 더불어 밀려드는 본국 귀환 유태인의「네게브」정착정책에 따라「버울쉐바」는 그들의 생활 중심지가 되고 갑자기 번성하기 시작했다.
완전한 하나의 현대도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고령토 채굴공장을 비롯한 방직공장, 건축자재공장, 연초공장, 가구공장 등 60여개의 크고 작은 공장들이 움직이고 있어「버울쉐바」 는 공장연기로 덮여있다. 국민학교가 25개, 중학교가 2개있고 학생은 모두 1만7천명이나 되었다.
이 사막 속의 도시에도 외국관광객이 줄지어 구경와 있다. 물이라고는 한 방울도 없는 넓은 사막 속에도 지금은 수도가 넘쳐흐르고 외국관광객을 위한 몇 군데의「호텔」은 어느 나라의 「호텔」못지 않게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으며 4백여리나 되는 「얄콘」강에서 끌어들이는 물로 수영장까지 만들어 놓고 있다.
도시의 건물들은 물론 모두가 현대식이며, 일반 주택도 모두 수세식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으며 냉장고나「개스」취사 도구도 대부분 갖추고있다.「아파트」나 개인주택에도 꽃밭이 없는 집이 없다. 오히려 물이 풍부한 어느 나라보다도 그들은 꽃가꾸기를 좋아했다. 정부는 물의 절대량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으면서도 4백여리나 먼 곳에서 당겨 오는「파이프」를 통해 이곳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최대한으로 보장해 주고있다.
그러나 아직은 이 신흥도시가 요구하는 물을 충분히 공급해 주지는 못하고 있다. 강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막「네게브」.
그 한가운데 서있는 사막의 기적. 정부는 66센티 직경의 「콘크리트」판을 묻어 「텔라비브」근처에 있는「얄콘」강으로부터 매년 2억7천만 입방미터의 물을 공급해주고 있으며 이에 부족한 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현재 이곳으로부터 8백여리나 되는 북쪽에 있는「칼릴리」호로부터 물을 끌어들여 다시 1억8천만 입방미터의 물을 공급해주는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전국에 거미줄처럼 뻗쳐있는 관개「파이프」가운데 제일 큰 것은 직경이 108센티 나 되며 작은 것은 66센티가 되고 이 관을 다시 연결하는 가느다란 관이 땅속에 파묻혀 있다.
그래서 마치 밤이면 분수처럼 밭에서 물이 솟아난다. 이들은 물을 한 방울이라도 아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해가 진 뒤에야 밭에 물을 공급하여 낮의 태양 빛으로 인한 증발을 방지하고 있다. 물이 너무 귀해서 가정에서 쓰고 버린 수채의 물도 버리지 않는다. 이물도 한군데 모아 여과 처리한 다음 밭에 공급한다. 그래서「텔라비브」교외에 나가 분무기에서 솟아 나오는 물 구경을 하느라면「암모니아」냄새 비슷한 악취가 코를 찌른다.
그들에게는 이것이 악취가 아니라 향기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물 부족을 느끼면서도 이들은 식량부족을 별로 느끼지 않고 있다. 아직도 밑은 약간 수입하지마는 채소나 과실은 과잉생산. 지금은 구라파 각지에 수출하고있는 형편이다. 물의 고마움을「이스라엘」에 와보면 절실히 느낀다.
흔히들 전후 독일의 경제 부흥을「라인] 강의 기적이라고 부르고 있지만「이스라엘」의 경제 부흥은 사막의 기적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현재 이들은 국민 1인당 소득만 해도 우리 나라의 10배가 넘는 1천1백83불이나 된다.
사막 속에 도시를 건설하고 무진장의 지하자원을 캐내며 새로운 항도를 만들어 세계시장으로 무한한 미래를 향하여 뻗어 나가는 유태인의「이스라엘」이 부러웠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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