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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총통의 심고 또 하나 「인간 선전 자료」-이종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북벌과 항일전서 명성을 떨치고 국부총통대리를 지낸 이종인이「아메리카 망명」16년을 청산하고 북평으로「귀순」하여 선전공세의 보따리를 풀었다. 대만이라는 망각의 고도에서 인생의 황혼과 지도자로서의 황혼을 한꺼번에 맞고있는 장개석 총통에게「심고」하나가 더 늘어난 셈이다.
이종인「귀순」의「뉴스」에 접한 대만서는 국부요인들이나 재외 화교들에 대한 이종인의 영향력이 대단찮은 것이라고 일축, 짐짓 「무표정한 표정」이라고. 아닌게 아니라 74세의 노 혁명가의 귀향이 국부요인들에게 주는「센티멘털리즘」의 심리적인 영향 같은 건 무시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종인이라는「인간 선전자료」를 손에 넣은 중공 측의 선전공세의 임전태세는 그리 만만치가 않은 것 같다.
중공은「홍콩」에 있는 서방측 기자들까지 북평으로 불러「인터뷰」마련, 이종인으로 하여금 미국이 자기를 앞세워 반장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다는 등 자못 반미·반장색 짙은 대사들을 전파에 실어 바깥 세계로 내보내고 있다. 중공이 전용기를「스위스」까지 보내어 이종인을 영접하고, 어쩌면 그에게 전국 정치 협상 회의 부주석의 자리까지 선사할지 모른다는 소식이고 보면 이종인으로서도 미국무성이「뚱딴지같은 소리」라고 일축한 발언을 한 것이 부득이 했을 것이라는 것쯤 짐작이 간다.
동경서「대만 공화국 임시정부」대통령을 자칭하던 요문의 박사를 대만으로「귀순」시키는데 성공한 장개석 정부가 이종인을 번의 시키는데 실패한 것은 중공과 대만의 힘의 낙차 때문이겠는데「나는 늙었다」고 스스로 선언하면서 공항에 내린 이「과거의 인물」을 현실적인 실리에 유감없이 이용하는 공산주의자들의 솜씨를 보면 미국이나 대만이나「뚱딴지」같다는「코멘트」에 앞서「폐물처리」에 보다 신중했더라면 싶다.<외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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