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으로 독서장애 고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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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아인슈타인이 그랬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수상도 마찬가지였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변화시킨 이 유명한 과학자는 단어를 연결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독재자를 호령하고 국가를 결집시켰던 처칠 수상도 단어 발음을 곧잘 더듬거렸다.

둘 다 복합 언어 장애인 실독증(독서장애)이었다. 일반 인구의 15 퍼센트 정도가 같은 증상에 시달린다.

실독증의 증상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만큼이나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철자를 거꾸로 읽는다. 예를 들면 was를 saw로 보는 것이다. 시각적, 청각적 문제, 단어 꼬임, 단문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등 다양한 형태가 실독증 증상으로 나타난다.

자신감 부족, 학업 실패, 동료들 만큼 영리하지 못하다는 열등감 등을 이들은 공통적으로 겪는다.

최근에 ''과학 웹 사이트 국립 학술 회보''의 한 논문이 실독증을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결과물을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로 실독증 학생을 위한 학교 교육에 큰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 연구원들을 뇌신경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시청각 자료를 사용하면 학생들의 읽기 능력이 두드러지게 향상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과학자들은 어린이 48명을 대상으로 이 연구를 시행했다. 우선 어린이들을 시청각 교육을 시키지 않은 표준그룹과 특별히 제작된 컴퓨터 게임으로 교육시킨 실습그룹으로 나누었다.

헬싱키 대학 인식지능장애연구소의 데이자 쿠자라 선임 연구원에 따르면, 실험이 끝났을 때 표준그룹 보다 실습그룹 학생들이 평균 2.5개의 단어를 더 바르게 읽었다고 한다. 이는 꽤 큰 차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또한, 실습그룹 어린이들이 시청각 교육을 받지 않은 표준그룹 보다 평균 1초 정도 더 빨리 읽었다고 한다.

게임하며 배우기

특별하게 제작된 컴퓨터 게임이 이 연구에서 한번에 10분씩, 일주일에 두번, 7주 동안 활용됐다.

예를 들면, 시각적 패턴 두개가 한 스크린에 보여진다. 몇초 후에 한 도안과 일치하는 언어가 아닌 어떤 음향이 컴퓨터에서 난다. 학생은 어느 도안이 그 음향과 어울리는지 알아 맞추는 것이다.

부호와 소리를 짜 맞추어하는 이 게임은 단순화된 읽기와 그 원리가 같다고 쿠자라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 오락은 어려운 식별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일반적인 패턴만 찾아내면 된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소재한 베스이스라엘여성의학센터의 신경병학과에서 일하는 글렌 로센 교수는 "이 연구는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실습그룹의 학생들이 이런 종류의 훈련을 통해 현저히 독서능력이 향상됐다는 사실에 그는 동의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유효한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험으로 볼 때, 아이들은 적어도 훈련 받는 것은 잘 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로센은 말했다. "그러나 그것이 지속될 수 있을까? 발음이 매우 어려운 단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2주 후에 그것을 잘 하도록 하는 것은 쉽다."고 로센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상한 발음을 가진 새로운 단어가 주어졌을 때 비로소 학생의 능력이 향상됐는지 여부가 검증된다고 로센은 말했다. 배운 원칙을 새로운 단어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때 아이들은 처음에서 다시 출발 하는 것 같다"

실독증이 다양한 원인에서 믿기 힘들 만큼 복잡적인 장애의 형태로 나타난다는데 어려움이 있다.

두뇌는 읽기를 배우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지 않다고 로센은 말했다. 그래서 많은 잠재된 함정- 단어를 그릇되게 보기, 듣기 장애, 뇌 기형 -이 실독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

쿠자라 연구원도 로센의 지적에 동의했다. 이 처음 결과가 일정 시간이 지나도 계속되는지 보기 위해서는 이러한 연구가 되풀이 돼야 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장기적으로도 시청각 교육이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 학교 교육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쿠자라 연구원은 지적했다. 교사들은 컴퓨터를 사용한 학습 프로그램을 개별 실독증 학생의 수준에 맞게 고칠 수 있을 것이다.

신중한 로센 교수는 이같은 장애를 간단히 해결할 방법을 찾는다는 것을 꿈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헬싱키대학 연구팀에 박수 갈채를 보냈다.

어느날 이런 연구가 또다른 아인슈타인이나 처칠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Helyn Trickey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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