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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노트] 연극인들 저작권 지키기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사례1=지난 6일 극단 동숭아트센터와 미추.목화 등 8개 극단(기획사) 은 한 유료

인터넷 사이트(http://www.center.co.kr)를 상대로 한국연극협회 홍승기 고문 변호사에게 저작권 침해사건을 위임했다.

이들 단체는 "이 유료 사이트가 사전 동의없이 자신들의 공연을 동영상으로 띄워 접속 건당 1천원의 사용료를 받고 있다" 고 주장하며 "이를 법적으로 제재해 달라" 고 요구했다.

#사례2〓지난 2일 극단 미추와 일본 스바루 극단의 합작품 '히바카리' 의 마지막 공연이 열린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한 인터넷 사이트의 기자라는 사람과 극단 관계자 사이에 심상치않은 승강이가 있었다.

극단 관계자는 사전 양해도 없이 공연 중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던 그 사람의 카메라를 압수하고 칩을 빼내어 찍은 사진을 지워버렸다. 그러자 그는 "남의 물건을 함부로 탈취했다" 며 극단을 상대로 "그만두지 않겠다" 고 말했다.

이 두개의 풍경이 암시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저작권 사각지대인 연극계의 현실이다. 제작자의 허락없이 공연을 함부로 찍어다 돈벌이에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인데도, 이를 무시하는 일부 행태로 연극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 도가 지나치자 이제 연극인들이 법에 호소하기에까지 이른 것이다.

물론 인터넷 사이트 등 군소 업체만이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 한 중견 연극인의 말.

"굴지의 방송사 가운데 EBS나 아리랑TV가 작품 방영료를 챙겨주는 정도다. 이밖의 예술전문 케이블TV나 삼척동자도 다 아는 국내의 대표적인 공영방송 조차도 저작권 개념이 희박하다. "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 가 입에 오르내리는 시대다. 얼마전 외국 작품을 저작료도 지불않고 몰래 공연하다 한 단체가 된서리를 맞은 적이 있다.

국내에서도 당연히 그런 국제기준이 통해야 한다. 일본은 공연 팸플릿에 실린 신문기사에 대해서도 저작권료를 보장해 주고 있을 정도다.

연극계의 이번 송사가 연극은 물론 국내의 다른 저작권 사각지대에까지 확산되는 밀알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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