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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66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여섯 명의 「할리우드」미희들은 갖가지 방법으로 「스타덤」을 향해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하루속히 「스타」로 성숙하겠다』는 데는 모두들 의견을 같이한다.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스타」가 되고 싶어요. 66년까지는 꼭 되고 말겠어요』라고 말하는 금년 23세의 「텍사스」출신 「안자네트·코머」양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깜찍한 아가씨. 경쟁이 치열한 「할리우드」에서 남들에게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혼자 배우면서 자기대로「스타」가 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영화나 TV에서 주인공역만 맡겠어요. 만약 둘째 역을 준다면 난 차라리 거절해버리고 말테야요』-지금까지 「녹기 전에 빨리」와 「애인」이란 두 편의 영화에 출연한 그녀로서는 당돌한 방법이다. 한편 그녀의 「매니저」「바이런·라파엘」씨는 「톰·파커」대령이 「프레슬리」를 「스타」로 만든 방법을 따서 그녀를 돕겠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푸른 눈동자에 아름다운 갈색 피부를 가진 「코머」양은 『내년쯤에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좋은 작품을 만들겠어요』라고 장담한다. 아무튼 두고 볼일이다.
그와는 대조적인 금발의 「바바리·부세」양은 「오토·프레밍거」가 영화 「재앙의 길」에서 하찮은 단역을 맡겼을 때 오히려 감지덕지했다. 그러나 「휴·오브라엔」과의 간지러운 「러브·신」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저 아가씨가 누구냐』고 묻는다. 그녀도 내심 바라고 있는 일 이지만 「할리우드」신인 중에서 가장 성적 매력이 넘치는 배우이다.「카메라」앞에서 탐스러운 다리를 드러내 놓는다든지 「고십」난의 영문쯤은 별로 개의치 않는 그녀는 또한 능력만으로「스타」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배우이기도 하다.
영화「앨리·바비의 칼」「나를 간지럽게 해주세요」에 출현하기 위하여 「런던」을 버린 강력한 인상의 「조슬린·레인」양도 「바바라」와 같은 의견이다. 『저도 더 좋은 영화에, 더 좋은 역을 맡고 싶어요. 그러나 사람을 바로 만나지 못하면 중요한 역은 맡지 못하지요. 단역에서 차츰 올라갈 수는 없어요. 요는 단번에 「스타」가 되던가 아니면 영영 되지 못한 답니다』
「인디언」혈통의 독특한 모습을 한 「셀리아·케이」양은 「글래머」가 되는데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않는 모양. 「파란 돌고래의 섬」「파르고」등 제작비는 적게 먹혔지만 질적으로 우수한 영화에만 출연한 그녀는 대작영화에서 「율·브리너」「마론·브란도」「카크·더글러스」등의 명우들과 공연할 기회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그녀는 까다로운 배역 교섭으로 이따금 「매니저」를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어떻게 가만히 않아서 행운이 굴러오기를 기다리겠어요』라고 변명한다.
첫 번째 출연영화 「한 조각 하늘」에서 일약 「시드니·포에티에」의 상대역을 맞은 「엘리자베드·하트먼」은 조금 생각이 다르다.『나는 행운을 믿을 수밖에는 없어요. 왜냐하면 그것만이 영화계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영화 「한 조각의 하늘」이 출연이 거의 하룻저녁사이에 결정되었거든요』「그레이스 ·켈리」를 닮은 그녀는 「할리우드」에 영주할 생각은 없나보다. 『저는 이번 가을엔 「뉴요크」에서 연극을 하겠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형편이 좋아지면 「스크린」과 무대에 함께 출현하려고 해요. 제 주위의 젊은 배우들처럼 「할리우드」에서 너무 오래 머무르면 연기가 굳어 버릴 테니까요』라고 연 초록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말한다.
「안자네트·코머」와 같이 검은머리를 가진 「라켈·웰치」양도 늘씬한 곡선미로만 「스타」가 되고자 하지는 않는다. 영화제작자와 감독들에게 그녀 선전을 열심히 하고 「매니저」「패트·커티스」는 「환상적인 여행」에서 「스티븐·보이드」와 공연한바 있는 이 여우가 이미 매혹적이라는 주장하면서 『66년까지는 틀림없이 중요한 「스타」로 등장할 것』라고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66년도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나 아무도 연말까지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들은 「할리우드」에서 확고한 기반을 닦기에는 그들이 예상하는 것보다는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라켈·웰치」는 솔직히 시인한다. 『「존·크로포드」「라나·타나」「엘리자베드·테일러」「오드리·헵번」등의 대 「스타」를 볼 때마다 저 자신이 감히 그들과 경쟁할 수 없는 애송이로만 느껴져요』라고. 그런 대로 소박한 희망을 갖는다. 『그들 역시 늘 정상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잖아요.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나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이 말은 아마 모든 「스타」지망생들의 말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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