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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훈련의 완벽 위해-멕시코 답사 시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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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①선수의 신진대사와 경기인구=「새 술은 새 부대에-이러한 「슬로건」을 내걸고 대한체육회 합동 훈련단은 과감히 선수 층의 연령을 젊도록 했다. 발전의 소지가 모두 소모된 노후선수들을 완전히 배제하고 「멕시코」에 갈 날이 오면 선수의 신체적 조건이 가장원숙기에 들것을 감안. 평균연령 20세로 합동훈련선수를 선정하고 있다.
동경 「올림픽」에 소위 기성선수를 출전시켜 참담한 패배를 맛본 훈련단으로서는 당연한 귀결인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경기인구의 폭이 좁다는데 있다. 제한된 경기 인구가 허락하는 안에서 학원선수를 주로 기용한 훈련단이기에 선수의 희소가치가 인정될 수 있으나 광범위한 선수를 1·2·3선으로 구분하여 대규모적인 훈련을 실시하고 있거나 10대 선수들의 「그룹」활동을 통해 우수한 선수를 쉽게 「피컵」하는 외국의 경우와 비교해볼 때 한국의 훈련현황은 너무나 동떨어진 자리에 있지 않나 하는 감이 든다.
제한된 폭과 제한 없는 폭 사이에서의 진폭은 그 울림부터 차이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국민 누구나가 체육에 관심을 갖고 「스포츠」를 즐길 줄 아는 풍부한 경기인구의 확보가 아쉬운 오늘날의 한국 「스포츠」이다.
②지도자의 빈곤=『「코치」를 「코치」해야할 「코치」가 있어야한다』는 것이 한국 체육계의 인재빈곤을 단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왕년의 대 선수였다는 것이 현재 합동훈련의 감독을 담당한 지도자들 이력서의 전부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이래서 일찍부터 외국 「코치」 초빙론이 대두되어왔고 체육회는 외국 「코치」 초빙을 위한 재원을 확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고 목이 타도록 외쳐왔으나 오히려 당사자인 각 경기단체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한 종목도 그 실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이 외국 「코치」 무용론을 의연히 고집하는 지지자들이 활보하는 한 오륜을 향한 화살이 빗나갈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급「템포」로 발전하여 인체의 한계선을 넘고 있는 국제수준과 재래식 훈련방식에 젖어 답보상태에 있는 국내수준이 3년 후 「멕시코」에서 상봉하면 그 「갭」이 얼마나 더 넓어지려는지….
③시설·자재 빈곤=국제경기 규격에 맞는 「풀」이 서울운동장에 있는, 그것도 옥외 「풀」 하나뿐이라면 한국 체육시설의 「블루·프린트」는 짐작이 갈게다. 「아시아」 경기대회를 유치할만한 종합경기장도 없이 「체력은 곧 국력」으로 직결된다고 아무리 강조해 보았자 국민에게는 납득이 안 간다.
또 충분한 용구 없이 「스포츠」에 전념하는 것도 시설빈곤과 마찬가지로 무리한 요구다. 말하자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터전, 이 터전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구의 풍족함이 있어야만 될 것이다.
④국제교류의 좁은 문=빈번한 국제교류경기를 갖는 것처럼 「스포츠」 발전을 위한 청량제는 없다. 「스포츠」를 통한 외교의 부산물과 함께 외국과 국내 기술의 비교·검토가 가해질 때 「스포츠」는 스스로 발전해 나간다. 이로 미루어 보면 한국 「스포츠」는 최근에야 일본과 교환경기를 여는, 때늦은 교류를 하고있는 셈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멕시코」에 연구원과 선수단을 파견하고, 「멕시코」의 고도에 알맞은 저압훈련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 체육계의 자리는 지나치게 협소한 곳에 있지 않나 하는 불안을 주고있다.
될수록 많이, 될수록 자주, 외국 수준과 상면하는 방안이 시급히 서야한다.
「멕시코」로 도약 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 주어야만 「메달」을 가져 올 수 있다는 공식이 성립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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