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시(詩)와 사색] 전력 질주

    전력 질주 여태천   우두커니 몰려오는 저녁의 비를 바라보는 새의 표정으로.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저 타자. 한때 그도 몰려오는 저녁의 비만큼이나 감정의 두께를 가졌겠지.

    중앙선데이

    2024.06.08 00:01

  • [삶의 향기] 소문의 벽

    [삶의 향기] 소문의 벽

    김미옥 문예평론가 어릴 때 나의 할머니는 ‘소문의 벽’이었다. 동네 여자들이 이런저런 하소연과 소문을 전달하면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들었다. 동조하거나 한숨을 쉬거나 가끔 고개를

    중앙일보

    2024.06.04 00:20

  • [시(詩)와 사색] 공손한 손

    공손한 손 고영민   추운 겨울 어느날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앉아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밥이 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밥뚜껑 위에 한결같이 공손히 손부터 올

    중앙선데이

    2024.06.01 00:01

  • [시(詩)와 사색] 밥

    밥 이문재   시계에 밥을 주던 시절이 있었다. 손목시계는 하루에 한 번 괘종시계는 한 달에 한 번   하루 한 끼 배불리 먹기 힘든 시절 하루에 한 번 손목시계에 밥을 줬다.

    중앙선데이

    2024.05.25 00:05

  • [시(詩)와 사색] 열무꽃

    열무꽃 윤중호   너무 게으르거나 혹은 지나치게 바빠서 주말 텃밭 구석구석 열무 씨를 뿌려놓고 전혀 왕래가 없는 텃밭마다 봄 가뭄에 바짝 비틀어진, 채 한 뼘도 자라지 못한 열무

    중앙선데이

    2024.05.18 00:01

  • [시(詩)와 사색] 사막거북

    사막거북 정끝별   사막에서 물을 잃는 건 치명적인 일이다   가물에 콩 나듯 사막에서 만나는 풀이나 선인장에게 병아리 눈물만큼의 물을 얻어 몸속에 모았다가 위험에 빠지면 그마저

    중앙선데이

    2024.05.11 00:04

  • [시(詩)와 사색] 아카시아

    아카시아 김사인   먼 별에서 향기는 오나 그 별에서 두 마리 순한 짐승으로 우리 뒹굴던 날이 있기는 했나 나는 기억 안 나네 아카시아 허기진 이마여 정맥이 파르랗던 손등 두고

    중앙선데이

    2024.05.04 00:01

  • 구미대-경북·대구수의사회 인재 양성 협약

    구미대-경북·대구수의사회 인재 양성 협약

    단체 기념촬영. 구미대학교(총장 이승환)가 광역 단위 수의사회와 전문 인재 양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달 30일 구미대는 본관 대회의실에서 경상북도수의사

    중앙일보

    2024.05.03 14:50

  • [건강한 가족] 고려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사업

    [건강한 가족] 고려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사업

    병원계 소식   고려대안암병원이 보건복지부 및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로부터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지원사업기관’으로 선정됐다.   복지부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가진 소아·청

    중앙일보

    2024.04.29 05:30

  • [시(詩)와 사색] 짝사랑

    짝사랑 함민복   반딧불은 얼마나 별을 사모하였기에 저리 별빛에 사무쳐 저리 별빛이 되어 스-윽, 스-윽, 어둠 속을 나는가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창비 1996)   반

    중앙선데이

    2024.04.27 00:01

  • [시(詩)와 사색] 아침 샛강

    아침 샛강 장철문   아랫도리가 풀리고, 입술이 부르트도록 한 보름 밤낮없이 일하고 막 놓여난 아침, 아침 안개 속에 샛강을 본다 조용히 모래톱을 쓸고 가는 샛강, 내게도 이런

    중앙선데이

    2024.04.20 00:01

  • [시(詩)와 사색] 깨지기 직전의 유리컵

    깨지기 직전의 유리컵 이영재   유리컵은 깨지기 직전이다 유리컵은 유리로 이루어져 있어 깨진다는 현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유리컵은 깨지기 직전이다 유리컵이 놓인 이곳은 이곳이다

    중앙선데이

    2024.04.13 00:01

  • [시(詩)와 사색] 높은 봄 버스

    높은 봄 버스 심재휘   계단을 들고 오는 삼월이 있어서 몇 걸음 올랐을 뿐인데 버스는 높고 버스는 간다 차창 밖에서 가로수 잎이 돋는 높이 누군가의 마당을 내려다보는 높이 버스

    중앙선데이

    2024.04.06 00:01

  • [정효식의 시선] 내일을 결정할 선택의 시간이 왔다

    [정효식의 시선] 내일을 결정할 선택의 시간이 왔다

    정효식 사회부장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한 선택의 결과다.” 스티븐 코비 박사가 1989년 펴낸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에 담은 삶에 관한 유명한 명언이다. 내일의

    중앙일보

    2024.04.02 00:55

  • [시(詩)와 사색] 옛날 사람

    옛날 사람 곽효환   때론 사랑이 시들해질 때가 있지     달력 그림 같은 창밖 풍경들도 이내 무료해지듯 경춘선 기차 객실에 나란히 앉아 재잘거리다 넓은 어깨에 고개를 묻고 잠

    중앙선데이

    2024.03.30 00:01

  • [시(詩)와 사색] 시집의 쓸모

    시집의 쓸모 손택수   벗의 집에 갔더니 기우뚱한 식탁 다리 밑에 책을 받쳐놓았다 주인 내외는 시집의 임자가 나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차린 게 변변찮아 어떡하느냐며 불편한 내

    중앙선데이

    2024.03.23 00:01

  • 전고체 배터리 투자 미뤄라? “6월에 판 바뀔 트리거 온다”

    전고체 배터리 투자 미뤄라? “6월에 판 바뀔 트리거 온다” 유료 전용

    2차전지 투자자라면 지난해 뜨거웠던 여름을 기억할 것이다. 에코프로·포스코홀딩스 등 2차전지 주가 급등에 환호했지만, 이내 환호성은 탄식으로 바뀌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와

    중앙일보

    2024.03.21 15:04

  • [시(詩)와 사색] 길

    길 황규관   ……뜻은 내 것이 아니었고 꾸었던 꿈도 내 소유가 아니었는데 지나온 길 위에 남긴 흔적에 왜 가슴은 식을 줄 모르는가 멈추자 해도 가야 하고 머물자 해도 떠나야 하

    중앙선데이

    2024.03.16 00:13

  • [시(詩)와 사색] 우리의 천국

    우리의 천국 박서영   기분 좋을 때 염소의 눈은 수직에서 수평이 된다. 그때 날아가버린 어린 새가 돌아와 뿔에 앉는다. 아가의 맨발 같은 것. 염소의 수염은 바람에 휘날리고 있

    중앙선데이

    2024.03.09 00:01

  • [시(詩)와 사색] 의외의 대답

    의외의 대답 천양희   내가 세상에 와 잘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말보다 침묵으로 말하겠다 강변에 나가 앉아 물새야 왜 우느냐 물어보았던 것 나는 왜 생겨났나 생각해보았던 것

    중앙선데이

    2024.03.02 00:01

  • [시(詩)와 사색] 소주병

    소주병 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 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밖에서 아버

    중앙선데이

    2024.02.24 00:01

  • [시(詩)와 사색] 결이라는 말

    결이라는 말 문성해   결이라는 말은 살짝 묻어 있다는 말 덧칠되어 있다는 말 살결 밤결 물결은 살이 밤이 물이 살짝 곁을 내주었단 말 와서 앉았다 가도 된단 말 ……바람결 잠결

    중앙선데이

    2024.02.17 00:01

  • [시(詩)와 사색] 숲

    숲 이영광   나무들은 굳세게 껴안았는데도 사이가 떴다 뿌리가 바위를 움켜 조이듯 가지들이 허공을 잡고 불꽃을 튕기기 때문이다 허공이 가지들의 기합보다 더 단단하기 때문이다 껴안

    중앙선데이

    2024.02.03 00:20

  • [시(詩)와 사색] 겨울 편지를 쓰는 밤

    겨울 편지를 쓰는 밤 박남준   무서리가 눈처럼 하얗게 내리던 날들이 지나갔다 툇마루에 떠다 놓은 물이 꽁꽁 얼음이 되는 날들도 있었다 그 겨울밤 문밖에 나서면 쩡쩡거리는 소리가

    중앙선데이

    2024.01.27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