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호기심] 새들의 노래 소리에도 사투리가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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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아름답게 노래를 하는 것은 단순히 즐거워서 지저귀는 것만은 아닙니다. 새들의 노래 소리에는 더 깊은 뜻이 숨어 있습니다. 소리를 낼 줄 아는 모든 새들이 노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까치, 멧비둘기 등은 단순한 소리만 반복해서 내는 것이지 노래할 줄 모르는 새입니다. 노래하는 새는 ''명금류''라고 하는데 종다리, 쇠유리새, 휘파람새 등이 거기에 포함됩니다.

휘파람새의 사투리

휘파람새는 철새냐 텃새냐에 따라 지역적인 분포를 달리하는데, 내륙휘파람새는 남해안을 제외한 내륙에 서식하고 제주휘파람새는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서식합니다. 두 지역의 서식밀도가 다른데 이 차이에 따라 노래소리도 서로 다르답니다.

철새인 내륙휘파람새는 서식밀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습니다. 따라서 다른 휘파람새와 마주치는 경우가 적어 다양한 언어의 필요성은 적습니다. 그래서 소리가 단순해 ''β''음 밖에 낼 줄 모릅니다.

반면 제주휘파람새는 텃새화 되는 과정에서 서식밀도가 높아져 상대적으로 영역이 좁습니다. 그래서 다른 휘파람새와 마주치는 경우가 많아서 언어가 다양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결과로 제주휘파람새는 ''β''음 외에 ''α''음을 만들어 ''α''음과 ''β''음을 섞어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주휘파람새의 경우 평상시에는 ''α''음과 ''β''음을 50:50 비율로 섞어서 노래를 하다가 자기 영역에 침입자가 나타나면 ''β''음의 비율을 높여갑니다. 즉 ''β''음으로 경계음을 만드는 것이다.

반대로 내륙휘파람새는 ''β''음 밖에 모르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β''음으로 노래를 하다가 드물게 침입자가 나타나면 단순한 ''호르르''하는 소리로 공격음을 내고 바로 공격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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