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중발레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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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여년이란 짧은 기간에 북한 수중발레가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4~26일 홍콩에서 열린 제1회 연령별 수영선수권대회에서 4개 종목을 석권하는 성적을 거두었다.

북한의 수중발레는 세계 최정상급은 아니지만 각종 국제대회에서 상위 입상권에 드는 수준. 북한 체육지도위원회 체육기술연맹 안소단 수중발레 서기장은 지난 2월 노동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많은 유망주들이 육성되고 있으며, 특히 남측이 한걸음 걸을 때 열ㆍ백걸음을 달려 수중발레에서 기어이 세계패권을 쟁취하겠다" 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북한은 1989년부터 9~12살의 재능있는 다이빙 선수들을 선발해 수중발레 선수로 양성해 왔다. 초기에는 전문코치 아닌 다이빙선수.리듬체조 코치가 비디오나 서적을 보며 수중발레 기술을 습득, 선수들에게 전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수산성체육선수단을 비롯해 각급 체육선수단에 수중발레팀이 잇따라 창설됐으며, 백두산상체육대회 등 북한의 체육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자리잡았다.

북한 체육당국은 98년 초부터 자질있는 어린 선수들을 선발해 집중 훈련시키는 한편, 코치들에게 다양한 공연종목을 개발토록 지시했다.

듀엣(2인조) 인 최선영.조영희 선수와 솔로인 김영희 선수가 북한의 간판스타들이다.

이들은 97년 3월 러시아에서 열린 제16회 '여성의 세계' 잡지상 국제수중발레대회에서 청소년 듀엣과 솔로에서 각각 2위를 하면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특히 최.조선수는 물속에서 마치 한몸처럼 동작한다고 해서 북한에서 '쌍둥이' 로 불린다. 이들은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했으나 입상권에 들지는 못했다.

수중발레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수중발레 선수들의 공연을 TV에서 자주 방영한 북한은 이들의 애환과 스포츠정신을 담은 드라마 '갈매기' 를 제작.방영한 적이 있다.

올해 2월 金위원장의 생일행사엔 수중발레 공연이 처음으로 포함되기도 했다. 한 북한전문가는 "스포츠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수영복 차림의 여성이 집단으로 등장한 것은 그들 사회에서 대단히 이례적인 일" 이라고 평가했다.

드라마 '갈매기' 는 북한네트(http://nk.joins.com) 동영상 코너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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