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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지 줄게 종이팩 다오” 안산시 수거운동 ‘짭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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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주부 강현주(32)씨는 요즘 종이팩을 모으는 재미에 빠졌다. 다 마신 우유의 빈 종이팩을 물에 씻어 말린 뒤 가위로 잘라 베란다에 차곡차곡 모으는 것이다. 이렇게 두 달 정도 모은 우유팩을 동주민센터로 가져가면 휴지로 교환해준다.

 강씨는 “전에는 종이팩을 재활용 쓰레기로만 분류해서 버렸는데 이제는 무조건 모아서 동주민센터에서 휴지로 바꿔온다”며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살림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지난해 10월 시작한 종이팩 자원순환 사업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재활용되는 우유팩 등 포장재를 주민센터 등으로 가져오면 휴지와 바꿔주는 사업이다. 폐기물 처리 비용을 절감하고 원자재를 아껴보자는 취지다. 종이팩 원료인 천연펄프는 100% 수입에 의존한다. 일반 폐지와 달리 분리·배출을 해야 하는 필요한 재활용품이지만 70%가 매립·소각되거나 일반 폐지와 혼합 배출돼 재활용률이 극히 저조했다. 별도의 수거함이 없어 분리 배출하지 않고 폐지와 함께 버렸기 때문이다.

 안산시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다. 시행 6개월 만인 10월 말까지 종이팩 22t을 수거해 주민들에게 두루마리 휴지 8000여 개를 제공했다. 이는 지난해 수거량인 11t보다 2배 증가한 수치다. 안산시 정상래 청소행정과장은 “재활용 쓰레기로 처리할 때에 비해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종이팩재활용협회 김성수 팀장은 “연간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종이팩만 6만5000t”이라며 “이것을 모두 재활용할 경우 연간 650억원 상당의 외화를 아끼고 20년생 나무 130만 그루를 심는 환경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경기도는 다 쓴 종이팩 1㎏을 가져오면 두루마리 휴지 1개(약 1000원)와 바꿔주고 있다. 종이팩 1㎏이 되려면 200ml 용량의 종이팩 100장을 모아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수원·용인·화성·오산·고양·양평·양주·포천·가평 등 9개 시·군에서만 이 사업을 시행했다. 그러나 올해는 파주·안산·부천이 가세, 12개 시·군으로 늘었다.

 안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종이팩 수거율도 높아졌다. 양평군은 지난해 15t(12월 기준)이던 종이팩 수거량이 올해는 25t(9월 기준)으로 늘었다. 오산시도 지난해 2t에서 올해는 11t이 됐다. 경기도는 종이팩 자원순환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종이팩자원순환협회와 각 시·군 등이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도청과 각 기초단체 사이트 등을 통해 이 사업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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