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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위한 재투자 ‘아웃소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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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김원종
한국IBM GTS 대표

국내외 경기지표 악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결코 과언이 아니다. 기업들의 경제심리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제조업 BSI)는 기준선인 100 밑으로 떨어진 지 오래고 국내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올 8월부터 계속 ‘비관적 상태’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국내 기업들이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일방적인 투자축소 대신 경쟁력 확보 및 비용 절감을 대응책으로 삼고 있다. 이것이 경기 침체기에 국내 기업들이 아웃소싱에 주목하는 이유다.

 아웃소싱을 쉽게 말하면 기업의 핵심업무를 제외한 부수적인 업무를 제3의 전문가에게 ‘위탁’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경비절감뿐 아니라 성장을 위한 투자로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단순히 전산 업무를 위탁 운영해 20~40%의 운영비용을 절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클라우드나 데이터 분석 같은 신기술을 활용하고 이를 통해 절감한 비용을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위해 재투자하는 것이다. 나아가 성장을 위한 부문인 신기술 연구 및 활용, 해외 진출, 성장 동력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아웃소싱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시멘트 제조 및 건축 회사인 멕시코 시멕스(Cemex)는 올 들어 ‘전방위 아웃소싱’ 서비스를 활용해 전사적 경영혁신을 달성했다. 글로벌 인프라 운용 부문에서만 40%의 비용을 절감했고, 재무·회계를 포함한 대규모 아웃소싱으로 앞으로 10년간 1조원 규모의 직간접적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경제지표가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개별 국가마다 내수 활성화와 자국 기업의 수출 지원을 도모하고 있어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비용절감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전략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어쩌면 아웃소싱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고민 중인 국내 기업들에 적절한 솔루션이 될 것이다.

김원종 한국IBM GTS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