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소리바다' 기소계기 '디지털음악' 세미나 개최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에서 무료로 MP3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소리바다를 검찰이 기소한데 대해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은 지난달 29일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디지털음악산업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양정환 소리바다 대표와 이창주 음반산업협회 이사가 발표한 주제문을 통해 양측의 주장을 살펴본다.지면 관계상 요약했다.

*** 양정환 소리바다 대표

기존의 인터넷에서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서버로부터 정보를 받기만 하는 정도의 역할을 해왔다. 소리바다 등의 P2P(개인간 파일 공유)는 이러한 틀을 깨고, 사용자들 자신이 정보 제공자의 역할까지 분담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소리바다의 경우 사용자 측면에서 보면 냅스터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하지만 구조를 보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냅스터의 경우 서버가 자신의 하드 드라이브에 보관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을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적인 성향이 짙고, 소리바다의 경우는 검색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서버는 전혀 관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소프트웨어적인 성향이 강하다.

현재의 저작권법은 디지털 세계를 잘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저작권법이란 결국 복제를 통해 정보교류가 이루어지는 컴퓨터 네트워크, 즉 인터넷과는 근본적으로 상충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은 저작권법을 토대로 법정판결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법정판결이 어떤 방향으로 나오든 소리바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법정에서 찾을 수는 없을 것이며, 특히 형사소송으로 다뤄졌다는데 큰 유감을 표명한다.

인터넷에서 저작물의 복제행위를 원천적으로 막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히려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 인터넷이란 매체를 새로운 유통 채널로 활용할 계기를 만드는 것이 현명한 방침일 것이다.

*** 이창주 음반협회 이사

1997년 12월 전국음반소매상점 수는 약 1만2천여개였으나 2000년부터 급속히 줄어들어 현재 약 2천2백여개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소매상 수가 줄어들면 관련 업계 종사자의 타의적 실업이 발생하는,소리바다로 인한 도미노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을 치욕스럽게 지적재산권보호에 관하여 우선감시국 대상국으로 포함시켰는데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네티즌 하나하나의 행위를 우리나라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잘못된 생각이다.

기술발전을 저해한다는 논리는 속히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소리바다 같은 사이트를 방치하면 할수록 국제사회가 우회적으로 우리에게 가해오는 물리적 압박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도 아닌 상품을 오늘처럼 무작위로 공개하자는 운동은 결코 P2P의 근본정신과 맞지 않다.
아날로그 오디오에 길들여진 기성세대와는 달리 지금의 청소년 대부분은 디지털 오디오에 친숙하다.따라서 음질에 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MP3가 음반을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논리는 반대를 위한 잘못된 것이다.

소리바다에서 불법 항해중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당장 저작권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장차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청소년들이 ‘공짜주의’에 물들게한 결과 그렇지 않은 다른 나라 청소년에 비해 뒤떨어지게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