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에, 홍성흔에 … 두산 방망이에 다 걸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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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왼쪽부터 김현수, 홍성흔, 김동주.

두산이 프로야구 최강 타선을 구축했다. 4년 전 롯데로 떠났던 홍성흔(35)을 다시 영입하면서 김동주(36)·김현수(24)·윤석민(27) 등과 함께 강력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두산은 역대 최강으로 꼽히는 2002년 삼성 타선을 롤모델로 하고 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21일 “우리 팀이 그리고 있는 내년 중심타선은 2002년 삼성의 화력이다. 2002년 삼성은 마해영·이승엽과 포지션이 겹치는 양준혁을 영입해 강력한 타선을 만들었다. 그해 LG를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우리도 홍성흔과 김동주가 공존하는 체제에서 최고의 시너지 효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 19일 홍성흔과 4년 총액 31억원에 계약했다. 김동주가 지명타자를 맡을 텐데 홍성흔을 데려오는 게 포지션 중복 문제를 부르지 않을까 우려됐다. 홍성흔이 두산에서 뛸 때는 주로 포수 마스크를 썼고, 김동주는 3루수여서 겹칠 일이 없었다. 지금은 둘 다 30대 중반으로 수비 능력이 떨어져 있다. 그러나 두산은 홍성흔 영입을 망설이지 않았다. 오히려 홍성흔-김동주가 만들 시너지 효과를 생각했다.

 2002년 양준혁을 데려온 삼성도 비슷했다. 삼성은 1루수 이승엽, 지명타자 마해영이 최강 3·4번을 구성하고 있었다. 외국인 브리또도 있었다. 그러나 포지션이 마땅치 않은 양준혁을 데려와 외야수비를 맡겼다. 수비 약화를 감수하고 공격력을 더 강하게 만든 것이다.

 이승엽과 마해영은 그해 80홈런·242타점을 합작했다. 양준혁이 14홈런으로 부진했지만 막강한 타자들이 계속 등장하자 상대 팀은 큰 부담을 느꼈다. 당시 삼성은 팀타율(0.285)과 팀홈런(186개)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두산이 홍성흔을 영입하자 김동주를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김진욱(52) 두산 감독은 “두산의 4번 타자는 김동주”라고 잘라 말했다. 김 감독은 “ 김동주를 3루수로 넣고 홍성흔을 지명타자로 쓰면 포지션이 겹치지 않을 것”이라며 공존법을 제시했다.

 두산은 올 시즌 팀홈런 59개로 공동 6위에 그쳤다. 장타 한 방이 터지지 않다 보니 득점력(524점·6위)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홍성흔 영입으로 두산 타선에 무게감이 생겼다. 김동주만 살아난다면 최강 타선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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