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명단발표에 동명이인들 전전긍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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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대상 성범죄자 명단이 공개된 30일 회사원 김모(28)씨는 하루종일 곤경에 처했다.

명단을 본 회사 동료들이 공개된 인물 중 한명과 동명이인인 김씨에게 하루종일 "어이,김씨 매스컴 탔네, 그런 사람인지 몰랐어"라고 농담조로 계속 말을 걸어오기 때문이다. 김씨는 웃으며 자신은 아니라고 변명했지만 씁쓸한 마음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169명의 청소년대상 성범죄자 명단이 공개된 30일 청소년보호위원회 홈페이지(http://www.youth.go.kr)는 명단을 확인하려는 접속이 폭주해 하루종일 서버가 다운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날 성범죄자 명단공개를 놓고 찬반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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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씨와 같은 동명이인들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명단 공개에 강력히 반발했다. 당사자들 역시 이번 공개는 "'이중처벌'이며, 기본권을 무시한 처사"라고 공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찬성론자들은 "청소년대상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이며, 지금과 같은 소극적 공개가 아닌 인근 주민에게까지 알리는 '적극적' 공개를 단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서울 행정법원은 지난달 23일 전직 공무원 A씨가 '신상공개를 막아 달라'며 청소년보호위를 상대로 낸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공개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재판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개를 중단하라"고 판결했다.

만약 신상공개가 위헌소송으로 확대될 경우 명단공개 논쟁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Joins.com 신경진 기자<xiaoka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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