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개보다 냄새 더 잘 맡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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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처 표지논문

돼지 코가 개 코보다 후각이 더 발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국대는 동물생명과학대학 박찬규 교수(동물생명공학) 연구팀이 한국을 비롯한 미국, 영국, 프랑스, 덴마크, 네덜란드, 이탈리아, 일본, 중국 등 8개국이 참여한 돼지 유전체해독 국제컨소시엄 연구에 참여, 돼지의 발달된 후각을 형성하는 후각 수용체 유전자 1301개를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농촌진흥청(청장 박현출)이 15일 발표한 돼지유전체 해독 국제컨소시엄 연구내용의 주요 결과 가운데 하나로 국내연구자 15명을 포함한 총 132명의 과학자들에 의해 도출된 연구결과와 함께 ‘유전체 해독을 통한 돼지의 집단통계학적 및 진화학적 분석’이란 제목으로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지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후각수용체 유전자는 2004년 노벨생리의학상이 수여된 분야로 밝혀진 돼지의 후각수용체 유전자 수에서 알 수 있듯이 후각기능은 포유동물의 생리기능중 가장 많은 수의 유전자가 관여하는 시스템이다.

▲ 박찬규 교수

박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돼지의 후각수용체 유전자 수는 사람보다는 매우 많으며 쥐와 심지어는 개(1094개)보다도 많다. 돼지가 후각 기능이 매우 발달한 동물임을 유전정보 차원에서 증명한 것이다. 또한 종특이적 후각수용체 유전자도 다른 동물보다는 돼지가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결과는 프랑스에서 돼지를 이용하여 송로버섯을 찾는 것이 돼지의 우수한 후각을 이용한 것임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찬규 교수는 “육상동물의 생리활동 및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후각기능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는 가축의 생산성 및 동물복지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돼지의 후각수용체 유전자 및 후각인지시스템 관련 연구는 이러한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팀은 돼지유전체해독 국제컨소시엄에 참여해 후각수용체 유전자 외에도 선천성 면역계의 일환으로 포유동물의 체내에서 외부 병원균에 대한 방어를 위해 분비되는 항미생물단백질인 ‘베타디펜신’ 유전자를 총 29개 발굴했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대한 세부내용은 국제저명학술지인 BMC Genomics와 BMC Genetics에 별도의 논문으로 채택되었으며 곧 발표될 예정이다.

건국대 박찬규 교수팀의 연구는 2004년부터 농촌진흥청의 바이오그린21연구 사업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돼지유전체해독 국제컨소시엄에는 국내연구팀으로 건국대 박교수팀 이외에도 국립축산과학원, 서울대, 경상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돼지유전체해독 국제컨소시엄 연구는 2006년 '듀록' 암컷돼지를 대상으로 시작됐으며 19개의 염색체에서 총 29억 염기쌍을 해독해 유전체 지도를 완성했다. 연구팀은 "돼지의 장기와 조직 모양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인간과 거의 비슷했다"면서 "돼지를 바이오 장기용 동물로 키울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렸다"고 설명했다. 이미 유전체 해독이 완료된 소·말·개 등의 포유동물과 이 돼지 유전체를 비교한 결과 장기와 조직의 모양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인간과 돼지, 개가 서로 비슷해 돼지를 바이오 장기용 동물로 활용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또 유전체 해독으로 확인한 결과 돼지는 동남아시아에서 처음 유래, 약 100만년 전 유럽과 아시아로 나뉘어 각각 독립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8세기에 들어서면서 유럽과 아시아 돼지의 교배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국제 연구에 참여한 농진청과 경상대, 건국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한국 연구진이 전체 2.60Gb 분량의 염기서열 중 306Mb의 해독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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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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