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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첫걸음 금리 높은 요구불 예금

중앙일보

입력

은행들이 금리를 더 쳐주는 우대금리는 일정금액 이상의 저축이 대상이다. 자잘한 소액예금은 관리비용도 많이 들고 굴릴 데도 마땅치 않아 그리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돈이 자주 들락날락하는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거의 붙지 않는다.

이런 기존의 상식을 깨는 역발상 상품이 있다. 저금리 시대인데도 4%대의 금리를 주는데, 적용대상이 100만원 이하의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3%대도 찾기 힘든 상황에 파격적인 대접이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시중 돈을 힘차게 빨아들이는 건 당연하다. 은행으로선 상품자체로는 수지가 안맞을지 모르지만 짭짤한 수익원인 급여이체를 받을 수 있어 그렇게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KB국민은행이 지난 2008년 1월 21일 젊은층 고객을 대상으로 출시한 ‘KB Star*t 통장’이 그런 상품이다. 이 상품은 사회초년병들의 인기를 얻으며 출시 1년만에 100만좌를 돌파했고, 올 10월말엔 325만좌에 1조 6149억원의 실적을 올린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KB Star*t 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으로, 만 18세 이상부터 만 35세 이하의 개인고객이 가입할 수 있다. 가입자의 연령이 만 38세에 도달하면 이듬해에 ‘직장인우대종합통장’ 또는 ‘KB종합통장’으로 자동전환된다.

이 상품은 20~30대 고객의 요구불 통장 평균금액이 40만원 내외로 예금거래가 많지 않은 점에 착안해, 100만원 이하의 금액에 연 4%의 금리를 적용하는 역발상으로 금융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증권사의 수시입출금식 상품으로 비교적 고금리인 CMA나 MMF에 고객을 빼앗겼던 은행으로선 반전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구체적으로 상품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매월 말 기준으로 공과금 자동납부실적이나 계좌간 자동이체실적, 또는 KB카드(체크카드 포함)이용대금 결제실적이 있거나 KB국민은행의 대표적인 청소년 금융상품인 ‘20대자립통장’ ‘e-파워통장’ 중 하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에게 전자금융(인터넷뱅킹·폰뱅킹·모바일뱅킹)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를 면제해준다.

또 결산일 직전달 말일을 기준으로 3개월 동안 2개월 이상 전자금융 수수료 및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은 고객들에게 평균잔액 중 100만원까지 연4%의 금리를 제공한다. 100만원 초과금액에 대해선 연 0.1%의 기본금리를 적용한다.

이외에도 KB국민은행 창구에서 이 통장으로 입금하는 경우 송금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한편, 환전시 환전수수료 30% 우대혜택을 주며 ‘20대자립통장’ ‘e-파워통장’에 가입하는 경우 연 0.3%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적용하고 있다. 금융거래를 처음 시작하는 고객들도 휴대폰 요금 결제나 체크카드 사용만으로도 전자금융 및 자동화기기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등 주거래 고객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젊은층의 입맛에 딱 맞는 상품 내용으로 인터넷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증권사의 CMA로 이탈했던 젊은 고객들을 다시 은행으로 돌아오게 하는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2008년 1월에 출시한 상품인데도 지금도 많은 고객들이 신규로 가입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KB Star*t 통장과 통합계좌 개념인 ‘직장인우대종합통장’은 2006년 1월 12일 출시돼, 지난 10월말 기준 266만좌 2조 8164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KB의 대표 급여통장으로 부상했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급여이체 고객에 대해 자동화기기 시간외 이용 수수료와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폰뱅킹 이용 수수료를 무제한으로 면제해 준다는 점이다. KB카드의 결제실적이 있거나 공과금 자동이체가 있는 고객에게도 월 10회의 수수료 면제혜택을 준다.

올해 4월부터는 이 통장의 서비스를 확대해 급여이체 고객은 다른 은행의 자동화기기 이용 출금수수료 월 5회 면제와 자동화기기 타행이체 수수료 월10회 면제를 추가로 받는 동시에 환전수수료 및 송금수수료 50%할인 혜택도 제공받도록 하고 있다.

<서명수 기자 seoms@joongang.cp.kr 그래픽="심수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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