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시즌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1위를 기록했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을 통틀어 최고의 불펜진을 구축했음이 입증됐다.
이는 저명한 야구통계 전문가, 마이클 월버튼이 구원투수의 실점 방지능력을 평가하는 준거로 활용하는 'ARP(Adjusted Runs Prevented)분석 결과 도출된 것.
ARP를 구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ARP = (ER(sS,P) - ER(sF,P) + IF*ER(s0,P) - R) / pe(P)
이는 지난 기사, '김병현, ARP 부문 2위 선정과 그 의미'에서 설명을 곁들인 적이 있다.
각 구단의 구원투수의 개인별 ARP를 합산한 것이 바로 팀의 전체 ARP가 되고 이 수치가 해당 구단의 불펜진 전체의 실점 방지능력을 의미하게 된다.
2002 시즌에 55세이브를 기록한 존 스몰츠를 필두로, 크리스 해먼드(뉴욕 양키스), 마이크 램린저(시카고 컵스), 대런 홈즈, 팀 스푸니바거(플로리다 말린스) 등으로 구성된 불펜진이 획득한 팀 ARP 포인트는 91.5에 이른다.(2위와는 격차는 무려 23.5포인트.)
91.5 포인트는 바로 팀의 불펜진이 자신의 앞 투수의 예상 실점을 약 92점 가까이 방지했다는 의미. 즉, 2002 시즌 애틀란타의 불펜진은 살아움직이는 생물체와 같은 '유기적인' 생체 메카니즘을 구축했었다고 표현해도 별 무리가 없는 상황.
하지만, 크리스 해먼드, 마이크 램린저, 팀 스푸니바거와 같은 팀 불펜의 주축 선수들이 이적한 2003 시즌에도 작년과 같은 불펜진의 유기적인 결속력을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애틀란타에 이어 메이저리그 불펜 순위 2위에 오른 팀은 2002시즌 월드시리즈 챔프에 등극한 애너하임 에인절스.
시즌 방어율 1.92를 기록한 '클로저' 트로이 퍼시벌을 필두로 벤 웨버, 스캇 쉴즈, 브렌던 돈넬리등이 퍼시벌의 조연으로 활약하며 팀 ARP 포인트 68.0을 획득, 전체 2위 아메리칸리그 1위의 불펜진에 등극했다.
애틀란타 불펜진처럼 결코 '화려하진 않지만 실속있는' 애너하임 불펜진의 탄탄한 조직력을 월드시리즈 우승의 원동력으로 손꼽는 전문가들의 시리즈 분석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에인절스에 이어 최고의 불펜 3위에 오른 팀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카디널스가 획득한 ARP 포인트는 57.9. '클로저' 제이슨 이스링하우젠과 더불어 마이크 크루데일과 스티브 클라인등이 2002 시즌 카디널스의 붉은 빗장을 효율적으로 걸어잠궜다.
4위에 오른 팀은 ARP 포인트 51.8을 획득한 미네소타 트윈스.
트윈스는 불펜진의 '쌍두마차', 에디 과다도와 J.C. 로메로가 2인 다역을 충실히 소화해낸 경우.
과다도는 45세이브로 아메리칸리그 세이브 부문 타이틀을, 로메로는 리그 홀드부문 타이틀(33홀드)을 각각 차지, 타팀에 비해 '양보다는 질'로 승부했다.
그리고 5위에는 ARP 포인트 48.2를 획득한 2002 시즌 월드시리즈 준우승팀 롭 넨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차지했으며 6위는 마이크 윌리엄스가 버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7위는 '흑진주' 호르헤 훌리오의 볼티모어 오리올스, 8위는 신시내티 레즈가 차지했다.
뉴욕 양키스는 ARP 포인트 31.6을 획득하며 11위를 기록했으며 박찬호의 텍사스 레인저스는 ARP 포인트 -22.9를 획득하며 30개 팀중 24위에 올라 텍사스 불펜진의 지원에 상당한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SNW/L(Support-Neutral Wins/Losses)'를 근거로 판단할 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텍사스의 약한 불펜진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었다.
한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는 ARP 포인트 4.2를 획득, 디비전 챔피언 6팀중 가장 낮은 ARP 포인트를 기록하며 18위에 머물렀다.
이는 애리조나 불펜진이 메이저리그 평균에도 못미치는 기량을 가진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으로 애리조나가 지닌 '최악의 아킬레스건'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분석결과다.
지난 번 구원투수의 개인 ARP 분석에서 김병현이 옥타비오 도텔(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이어 ARP 부문 2위를 차지했던 것을 감안할 때, 김병현을 제외할 경우 애리조나 불펜진의 실점 방지능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지 궁금하다.
애리조나 팀 전체 ARP 포인트 4.2에서 김병현 개인의 ARP 포인트 26.3을 제하면 애리조나의 팀 ARP 포인트는 -22.1이 나온다.
24위인 텍사스 레인저스의 ARP 포인트가 -22.9이므로 김병현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애리조나 불펜진의 실점 방지능력은 30개 팀 중, 23위에 해당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애리조나에서의 'BK'의 존재가치가 다시 한번 명쾌하게 드러나는 분석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메이저리그에서 불펜진의 실점 방지능력이 가장 떨어지는 팀의 불명예를 안은 팀은 ARP 포인트 -59.8을 기록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타이거스는 ARP 포인트 -59.6을 획득한 시카고 컵스에 '0.2 포인트' 라는 간발의 차로 꼴찌에 오르는 수모를 겪었다.
ARP 포인트 -50을 넘어서는 볼품없는 불펜진을 보유한 팀은 모두 4개. 위의 투 팀을 제외하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ARP 포인트 -50.2), 탬파베이 데블레이스(ARP 포인트 -54.8)가 그 불명예의 주인공들.
이 4개 팀은 26위를 기록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ARP 포인트 -26.3)와는 엄청난 수준의 괴리(약 25 ARP 포인트 차)를 보이고 있어 불펜진의 보강이 급선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지우 명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