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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법인 요양기관 진료부실 심각

중앙일보

입력

사회복지법인 산하 의료기관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보험재정 지출도 동반 증가하고 있으나 이들 기관의 진료서비스 질은 일반 의료기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사회복지법인 부설 요양기관 242개소(의원 177곳.한의원 65곳)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요양기관의 연간 진료비는 평균 4억621만원으로 전국 의원급 평균(2억5천173만원)의 1.6배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회복지법인 요양기관의 진료 1건당 진료비는 3만4천313원으로 의원급 평균(2만5천530원)의 1.34배, 진료 1건당 진료일수는 8.3일로 의원급 평균(4.59일)의 1.8배나 됐다.

이번 조사대상에 오른 사회복지법인 산하 요양기관들은 전국 의원 및 한의원 2만6천931개소의 0.9%에 불과했으나 노인진료비 총액은 전국 의원 및 한의원의 7%를 차지해 노인환자가 절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법인 산하 요양기관수는 지난 96년 62곳에서 98년 98곳, 99년 191곳, 지난해 242곳으로 불과 4년 새 3.9배로 증가했으며, 이들 요양기관의 외래진료비 청구액도 지난 98년 37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858억원으로 2.3배가 됐다.

사회복지법인의 기업화도 두드러져 이번 조사대상 법인 가운데 5곳은 10개 요양기관을 갖고 있었고 요양기관수가 5개 이상인 법인도 14곳이나 됐다.

이중 요양기관수가 가장 많은 Y법인의 경우 무려 24개의 의원과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작년 1년간 116억원의 진료비를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사회복지법인 의원의 의사 1인당 하루 평균 진료인원은 130명(최고 285명)으로 일반 의원의 2.4배였고, 복지법인 산하 한의원의 한의사 1인당 하루 평균 진료인원은 일반 한의원의 3.3배인 80명(최고 169명)에 달했다.

아울러 환자 1인당 진료시간은 복지법인 의원이 2.8분(최저 1.3분), 복지법인 한의원이 4.5분(최저 2.1분)에 불과, 이들 요양기관들의 주진료가 노인 환자들에 대한 물리치료임을 감안할 때 부실진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심평원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 사회복지법인 요양기관의 양.한방 동시 진료 기준 등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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