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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시진핑 전쟁, 이미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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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일인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중앙기율검사위원 투표가 진행됐다. 1인당 세 장씩 주어지는 투표지엔 각 위원 후보 명단 전원이 쓰여 있다. 18기 중앙위원의 경우 후보자가 224명에 이른다. 한 소수민족 대표가 투표함에 기표지를 넣고 있다. [베이징 신화=연합뉴스]

“18기 중앙위원 선출로 신구(新舊) 교체를 실현했다.”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가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사에서 한 말이다. 그의 예고처럼 18기 중앙위원 205명 중 절반이 넘는 116명이 새로 선출돼 역대 가장 높은 교체율을 기록했다. 당 대표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진행된 투표를 통해 중앙위원(205명)과 후보위원(171명)을 선출했다. 이날 뽑힌 중앙위원들은 중앙부처 부장(장관급)과 각 성·시의 당서기 및 성장, 군 지휘관 등 요직을 맡아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게 된다.

 예비 정치국상무위원 리더들 사이에 큰 이변은 없었다. 관영 신화통신은 총서기 등극을 앞두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국무원 총리로 내정된 리커창(李克强)의 중앙위원 당선 소식을 가장 먼저 타전했다. 장더장(張德江) 충칭시 서기, 위정성(兪正聲) 상하이시 서기,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류윈산(劉雲山) 선전부장, 장가오리(張高麗) 톈진시 서기 등이 뒤를 이었다. 인터넷 매체 보쉰(博訊)은 “이들 7명이 15일 상무위원으로 선출될 것이 확실시된다”며 “장더장은 전인대 상무위원장, 위정성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정협) 주석, 류윈산은 중앙서기처 상무서기, 장가오리는 상무부총리 등을 맡게 된다”고 전했다. 경제통인 왕치산은 사정·규율 쪽으로 이동한다. 홍콩 명보(明報)는 “ 당내 부정부패 척결을 위기 대응능력이 뛰어난 왕치산에게 맡겨 강력한 사정 정국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쉰은 “6세대 주자로 유력한 후춘화(胡春華) 네이멍구자치구 서기는 광둥성 서기에, 쑨정차이(孫政才) 지린성 서기는 충칭시 서기에 내정됐다”고 전했다. 광둥성과 충칭이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6세대 레이스’의 전장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왕양(汪洋)과 보시라이(薄熙來)도 각각 이 지역에서 상무위원 진입을 놓고 실적 경쟁을 벌였었다.

 신임 중앙위원 명단에는 차기 리더 시진핑 부주석의 핵심 측근인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이 포함됐다. 아들의 페라리 운전 교통사고로 구설에 올랐던 후 주석의 측근 링지화(令計劃) 통전부장도 간신히 중앙위원에 남게 됐다. 1960년대 태어난 젊은 피 3인방인 루하오(陸昊·45)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 누얼바이커리(努爾白克力·51) 신장자치구 주석, 쑤수린(蘇樹林·50) 푸젠성장도 새로 중앙위원에 진입했다. 조선족인 전철수(全哲洙) 중앙통전부 부부장도 후보위원에서 중앙위원으로 올라서면서 재중동포 출신 위원이 재진입했다. 그러나 부총리 승진이 유력시되던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은 중앙위원은 물론 중앙후보위원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차액선거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18기 중앙위원은 224명의 후보자 중 19명이 떨어졌다. 9.3%다. 17기에는 221명의 후보 중 204명을 선출해 8.3%인 17명이 떨어졌었다. 민주화도 숫자로 계량화하는 ‘중국스타일’의 선거제도다.

 한편 이번 회의는 후진타오 주석의 노선인 ‘과학발전관’을 지도 이념에 포함시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당장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장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론과 과학발전관의 주요 사상을 연구하는 것은 당원의 의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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