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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90번째 수교국은 인구 1만 쿡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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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나라가 남태평양의 초미니 섬나라인 쿡제도(Cook Islands)와 연내 국교를 맺는다. 한국의 190번째 수교국이다. 쿡제도는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해상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남태평양에 위치해 있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12일 “이르면 이달 말 이명박 대통령의 재가가 나오는 대로 쿡제도와 정식 수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수교 안건이 통과됐다”며 “주뉴질랜드 한국 대사가 다음 달 쿡제도를 방문해 양국 공동성명을 발표하면 공식 수교가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쿡제도는 섬의 발견자인 18세기 말 영국인 제임스 쿡 선장의 이름을 딴 나라로 15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면적은 236㎢로 서울시(605㎢)의 39%에 불과하다. 수도는 아바루아, 인구는 1만777명. 1965년 8월 뉴질랜드 자치령으로 건국됐으며 의회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쿡제도는 재미동포 권율(37) 미연방통신위원회(FCC) 소비자보호담당 부국장이 2006년 이곳을 배경으로 제작된 미 CBS의 리얼리티쇼(서바이버-쿡제도)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당시 권씨는 5만대 1의 경쟁을 뚫고 우승상금 100만 달러를 받았는데 3개월간 옷 두 벌과 신발 한 켤레만 들고 쿡제도에 들어가 생존했다.

 남태평양의 오지(奧地)지만 쿡제도의 전략적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고 외교관들은 평가한다. 쿡제도의 전략적 가치는 남태평양의 지리적 교두보란 점, 원양어업의 길목이란 점, 해양자원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미국과 중국이 이 나라를 포함해 남태평양의 해상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8월 31일 쿡제도에서 열린 남태평양도서포럼(PIF) 정상회의에 미국 대표로 참석했다. 미 국무장관이 이 나라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해 온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중국은 2005년부터 6억 달러를 쿡제도 등 남태평양 섬나라들에 장기 저리 차관으로 제공해 왔다.

 쿡제도는 또 세계보건기구(WHO)·아시아개발은행(ADB) 등 20개 국제기구에 가입해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특히 건국 50주년을 맞는 2015년 유엔 정회원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김은영 외교부 서남아태평양과장은 “우리의 아시아 외교가 남태평양에까지 확장된다는 의미가 있다”며 “남태평양의 소국들은 비록 땅덩어리는 작아도 200해리의 배타적 경제수역(EZZ)을 포함한 해양 영토가 광활해 결코 무시 못할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엔의 193개(한국 포함) 회원국 중 우리의 미수교국은 쿠바·시리아·마케도니아·북한 등 4개국이다. 로마 교황청은 수교국수(총 189개)에는 계산 되지만 유엔회원국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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