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통한 미국인들의 뿌리찾기 크게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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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터넷 뉴스그룹 게시판에서 접속빈도가 가장 높은 주제별 사이트는 어떤 것일까. 섹스 관련 사이트의 인기가 일반적으로가장 높다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두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사이트가 가계.족보 관련 사이트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앤세스트리 닷컴(http://www.ancestry.com), 지니얼러지 닷 컴(http://www.genealogy.com), 패밀리서치 닷 오그(http://familysearch.org) 등이 대표적인 사이트다.

최근 자신의 조상이 누구인지 또 그 조상의 생전 행적을 찾아 나서는 미국인들의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여름 휴가 기간을 이용, 미국 동부의 초기 식민지시대 정착촌이 있던 지역들의 법원이나 도서관 등에 파묻혀 가족의 뿌리를 찾기위한 작업을 진지하게 벌이고 있다.

19일자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가족의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조상들의 행적을 파악할 수 있는 곳으로 직접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 대한 통계는 아직 없다. 그러나 매사추세츠주의 입스위치나 보스턴의 노스 쇼어, 펜실베이니아주의 워멜스도르프 등작은 도시에는 요즘 족보를 캐러 다니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평소라면 관광지라고할수조차 없으나 이런 도시의 법원이나 도서관들은 요즘 족보연구자들이 내고 가는자료서비스 수수료 등으로 수입이 짭짤하다.

불과 2천559명의 인구를 가진 워멜스도르프는 지난 1723년 독일의 신교도 15가구가 정착했던 곳으로 이 지역의 역사연구회는 요즘 연간 예산 2만달러 중 절반 이상을 초기 정착민의 후손들이 내는 수수료로 조달할 정도다.

펜실베이니주 버크스 카운티 법원은 족보 관련 자료의 제공이나 조상을 찾는 민원인의 조사의뢰 수수료가 큰 수입원이며 3년전에 비해 수수료 수입이 2배가 됐다.

로드 아일랜드의 브리스톨 도서관은 초기 미국 이민자를 태우고 온 선박의 탑승객 명부를 소장하고 있으며 주로 중서부 거주 미국인들이 자료 요청을 많이 해 오고있다고 이 도서관 관계자는 밝혔다.

워멜스도르프의 한 역사학회는 관광객의 쇄도로 사무실 건물을 증축하고 있을정도다.

한편 매트릭스 마케팅 리서치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뿌리를 추적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인은 지난해 현재 전체 조사대상자의 60%나 됐다. 이는 지난 95년의 같은 조사 때의 45%에 비해 크게 올라간 것이다. 매트릭스는 지난해 조사때 조사대상자의 30%는 자신의 가계도를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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