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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서울 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결산

중앙일보

입력

'축제' 냐 '마켓' 이냐.

19일 막을 내린 서울 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 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국내 최대의 만화 축제를 표방한 SICAF지만 '축제' 라기엔 다함께 즐길 이벤트가 많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인지 아니면 상품을 판매.홍보하는 엑스포인지 이제는 명확히 성격 규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흥행은 성공=개막일인 11일에만 2만5천여명이 몰렸다. 아흐레 동안 모두 28만명의 관람객이 코엑스를 찾았다. 1999년에 비해 57%가 늘어났다.

20개국의 작품 1백70편 접수된 애니메이션 영화제가 열린 광화문 씨네큐브와 정동 A&C의 객석 점유율은 70%를 웃돌았다.

개막작인 린 타로 감독의 '메트로폴리스' 는 상영 때마다 전석이 매진됐고 심야 상영 때는 입석까지 꽉 들어차는 인기를 누렸다.

▶만화 붐 조성=대표급 만화가 10명의 단편을 실은 'SICAF 컬렉션' 과 국내 최초의 공로상인 'SICAF 어워드' 등은 만화.애니메이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또 '명랑만화전' 과 연계해 길창덕.신문수.윤승운 등의 대표작을 복간하고 사인회를 열어 붐을 조성한 것도 이번 행사의 주요 성과였다.

▶상업성은 여전=서울문화사.대원C&A.학산문화사 등 '빅3' 의 부스를 중심으로 한 할인판매전은 여전했다.

한 네티즌은 SICAF 홈페이지에서 "인터넷이나 시중 도매서점 등을 통해 비슷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만화책을 굳이 행사장에서 파는 이유를 모르겠다" 고 지적했다.

▶이벤트 부족=SICAF는 크게 전시와 업체들의 부스로 나뉘어진다. 하지만 '명랑만화전' '김종래 유작전' 등 비교적 내실있는 기획전이 업체마다 사세를 과시하는 듯한 대형 부스에 눌려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일부 후원사의 부스가 지나치게 규모가 크고 가장 잘 띄는 자리에 세워진 것도 어색했다.

▶관람객층 양분=코엑스에서 영화제가 열리는 시내 극장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마련됐지만 이용률은 저조했다.

이는 두 곳의 관람객층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린이(부모 포함) 는 전시장으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이상 성인은 영화제로 몰렸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드러난 운영상의 미비는 시간과 인력을 확보해 보강해야 할 점이다.

▶부대시설 부족=전시장이 무척 지저분했다. 출입구나 화장실 부근을 제외하고는 쓰레기통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쉴 곳이 없어 출입구 앞 바닥에 주저앉은 사람도 다수였다. 무엇보다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건 식당에서 풍겨오는 냄새. 음료나 간단한 스낵으로 판매 품목을 제한하지 못한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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