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이용해 항암 단백질 제조 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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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유해한 담배가 암환자 치료에이용될 수 있을까. 미국 캘리포니아 배커빌 소재 생명공학 기업인 라지 스케일 바이올로지사(社)를비롯한 몇몇 바이오 기업들은 작물로서의 담배를 이용, 인슐린과 성장호르몬 등 유용한 인체 단백질을 생산하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유전자 전문가들은 단백질 생성 암호를 지닌 인체 유전자를 분리시켜 이를 효모나 박테리아 등에 접합, 단백질을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이미 이용하고 있으며, 또한 실험실 배양기에서 무한정 성장하는 암세포에 유전자를 주입하거나 젖소에 이식시켜 단백질을 대량 생산하는 방법도 찾고 있다.

라지 스케일 바이올로지와 같은 바이오 기업들은 담배농장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훨씬 값싸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인체에 유용한 단백질을 양산하는 방법을 연구중이다.

작물로서의 담배는 무성한 푸른 잎을 한껏 만들어내는 점이 특징이며, 일부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담배의 유전자 조작에 관해 수많은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라지 스케일 바이올로지는 담배를 생산하는 농가 4군데와 계약을 맺고 연구용으로 총 11ha 면적의 담배농장을 운영중이다.

이미 이 회사는 인체 면역시스템이 비(非)호지킨 림프종과 대항해 싸우도록 만드는 백신을 담배를 이용해 제조, 초기단계의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개별 암환자의 암세포에서 추출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이용해 만든 주문형 단백질과 같은 약품이 만들어질 예정인데, 이론상으로 이 단백질은 인체를 암과 대항해 싸우도록 자극하게 된다.

만약 이 백신의 효능이 입증될 경우 회사는 연간 1만5천개의 개별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회사는 또한 지방을 분해하는데 필요한 효소를 담배를 이용해 생산, 유전성 지질(脂質)대사이상증인 파브리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임상실험을 검토중이다.

초보적인 단계지만 미 해군과 국립보건연구원(NIH)이 담배를 이용해 줄기세포의성장에 관한 공동연구를 수행중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골수로부터 추출한 혈액형성줄기세포를 증식시키는 천연 단백질을 찾아내는 것이다.

담배를 이용해 혈액형성 줄기세포의 증식인자를 만들어낼 경우 인간 배아의 줄기세포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돼 윤리성 논란을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미 의회의 일부 의원들은 올해초 라지 스케일 바이올로지와 같은 바이오 기업들의 연구노력이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윤리적 대안을 제시했다면서 찬사를 보내는 내용의 편지를 백악관에 보낸 바 있다. (오언즈버러<미국 캔터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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