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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매출 10조시대'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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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롯데.신세계 등 국내 유통기업도 올해는 '매출 10조원대 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유통업체들이 최근의 소비침체 가운데서도 공격경영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업계의 판도변화로 대형업체의 성장이 두드러진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9조5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올해는 이보다 15.8% 더 늘어난 11조원으로 목표를 잡았다.

백화점과 할인점 부문에서 각각 8조4천억원, 2조6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달성하지 못한 10조원 목표를 반드시 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롯데의 신헌 마케팅부문장은 "유통업체로선 주변 환경이 어려울수록 내실 경영과 함께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넓혀가야 한다"며 "공격적인 출점이라는 올해의 계획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할인점의 경우 화성점.통영점을 포함해 지난해와 같은 총 8개의 신규 점포를 출점할 계획이다.

특히 백화점 부문에선 올 2월 문을 여는 대구점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난히 토착기업에 대한 선호가 큰 상권이라 대형 백화점으로서는 사실상 첫 진출이다. 또 오는 9월 중 옛 메트로미도파 건물의 리뉴얼 작업을 마치고 본점을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신세계도 올해 매출 10조원에 도전한다.

지난해에는 9개에 그친 할인점 이마트의 신규출점 점포 수를 올해는 모두 13개로 크게 늘려 잡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4% 많은 7조8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면서 "올해 매출목표를 9조5천억원에서 최대 10조원까지 잡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할인점에서 지난해보다 33.9% 많은 7조5천억원, 백화점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13.6% 많은 2조5천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백화점과 홈쇼핑.인터넷쇼핑몰을 합해 4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현대는 올해 5조5천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과 할인점의 성장세가 둔화된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온라인쇼핑 부문의 육성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홈쇼핑.인터넷쇼핑몰의 매출을 지난해 4천억원에서 올해 9천억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는 또 할인점 시장의 변화를 지켜본 뒤 신규사업 진출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대형 백화점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70%)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소비 침체가 여전히 변수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의 목표치는 현재 침체된 경기가 올 하반기에는 회복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10%대의 성장이 예상되는 할인점의 경우도 신규점을 뺀 기존 점포의 성장률은 겨우 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산자부가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에 비해 신규 출점을 늘리겠다는 곳이 41.4%에 달했다. 줄이겠다는 곳은 10.3%에 불과했다.

일부 우려와 달리 유통업계의 성장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산자부 유통서비스정보과 김성환 과장은 "매출 10조원대 유통기업이 탄생한다는 것은 국내 산업에서 유통업이 제조업과 맞먹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게 된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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