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천문대 관측 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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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후 8월의 밤하늘은 천체 관측에 가장 좋은 때 가운데 하나다. 은하수 주변에서 희부옇게 보이는 성운과 별무리를 보며 아이들과 함께 유년 시절의 추억을 더듬어 보면 어떨까. 밤이 이슥할 무렵이면 소슬바람을 타고 다가온 가을의 전령 페가수스 자리를 동쪽 지평선 위에서 찾아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서울 근교의 민간 천문대들이 첨단 장비와 숙박 시설을 갖추고 당일 또는 1박2일 일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서울 은평구 불광2동에 위치한 테코천문대는 건물 옥상에 꾸며놓은 시설로 도심과 가까워 저녁 식사 후 간단히 다녀올 수 있다.

북동쪽 지평선이 북한산에 가려져 주요 행성은 물론 산개 성단 등 다양한 천체를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다.

이곳은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청소년과 성인이 개인적으로 방문할 경우에는 매월 2.4째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관측이 가능하고 20명 이상의 단체 방문은 수시로 이용할 수 있다. 주말과 공휴일은 쉬며 관측 비용은 무료다.

경기도 가평군 명지산 자락에 있는 코스모피아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별자리 관측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1박2일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돔에 설치된 고배율 망원경을 통해 중계되는 천체를 강의실에서 볼 수 있다.

낮시간 동안에는 태양흑점을 관찰한다. 비가 오더라도 별자리 관측이 가능한 천체 투영실도 마련돼 있다. 방학 중에는 매일 1박2일 코스로 운영하며 어른 5만원, 청소년 4만원.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부평리 여주청소년수련원 안에 위치한 세종천문대는 컴퓨터 제어 장치로 작동하는 6.6m 높이의 원형 돔에 설치된 26인치 반사 망원경이 자랑거리다. 천체 투영관에서는 일출과 일몰, 달의 변화, 행성운동, 별의 일주 원리 등을 배울 수 있다. 초.중.고생, 일반인 및 동호회,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천체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1박2식 제공에 어른.청소년 각 3만원.

경기도 안성군 미양면 강덕리에 국내 최초로 세워진 민간 천문대인 안성천문대는 서울에서 1시간30분 거리로 편리한 교통과 확 트인 시야가 장점.

별자리를 컴퓨터로 자동 탐색하는 12인치 슈미트 카세그레인 망원경 등을 갖추고 있다. 별똥별 찾아보기.천체 퀴즈 대회 등 오후 6~11시 진행되는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개인당 2만원.

교외에 위치한 천문대에는 야외 수영장과 숙박 시설은 물론 주변에 산림욕이 가능한 울창한 수림도 갖춰져 있어 간단한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이들 시설은 사용 인원이 제한돼 있으므로 미리 전화 예약을 해야 한다. 각 천문대에 갖춰진 시설과 위치, 교통편 등은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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