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나사, 태양조각 캐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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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일부를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임무를 수행하도록 제작된 태양 탐사선의 발사기지 케이프 커내버럴(플로리다주) 상공은 아직 구름으로 덮혀 있다.

제니시스호의 발사계획은 수요일(이하 현지시간) 짙게 깔린 구름 때문에 발사를 불과 몇분 앞두고 취소됐다. 다음 발사 시간은 목요일 오후 12시27분(미국 동부시간)으로 조정되었으나 이날도 ''기상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돈 새비지 대변인이 전했다.

새비지 대변인은 이번 임무 관리자들이 수요일 밤 최신 일기예보를 통보 받은 후 새 발사시간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금요일 발사 시간까지도 잡혀 있는 상태다.

원래는 탐사선이 월요일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선체의 전력 변환기와 관련된 문제점을 엔지니어들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사가 연기됐다. 이는 다른 임무에 쓰일 용도로 이와 비슷한 부품을 시험하던 도중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수요일 오전 임무 관리자들은 제니시스호의 기계장치에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다.

태양의 일부를 채취하도록 제작된 탐사선

제니시스호의 임무는 마치 한편의 공상과학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데 할리우드식 결말까지도 준비돼 있는 상태다.

손목 시계처럼 생긴 탐사선이 발사되면 보석을 박은 듯한 프라이팬 모양의 채집기가 태양 조각을 채취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이 탐사선은 2004년에 지구로 귀환하게 되며 낙하산을 펼치고 떨어지는 순간 헬리콥터가 이를 낚아채게 될 것이다.

제니시스란 탐사선의 이름은 기원 또는 시초를 의미한다. 나사는 이 탐사선을 통해 과학자들이 우주의 시작을 밝혀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태양을 구성하고 있는 화학 성분과 동위 원소 구성물질이 최초에 모든 행성을 형성시켰던 물질"이라고 패서디나 소재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소속 돈 버넷이 말한다. 그는 이번 임무의 조사원장직을 맡고 있다.

케이프 커내버럴로부터 발사될 탐사선은 태양을 향해 직선 코스로 비행할 것이다. 석달후 탐사선은 지구로부터 93만 마일 떨어진 곳에 정지하게 되는데 이 지점은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곳이라고 과학자들이 전한다.

"그 지점에 도착하면 탐사선은 두개의 덮개를 열어 고순도 물질을 배치하게 되는데 이는 태양풍을 한번에 한 원자씩 수집하게 된다"고 버넷 조사원장이 말한다.

태양을 캐온다

제니시스호의 수집기는 실리콘과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금, 사파이어 등으로 제작된 육각형 타일로서 손바닥만한 크기다. 수집기를 만드는데 사용된 물질은 태양풍의 특정한 성분을 유인하기 위해 선택되었다.

제니시스호는 약 2년동안 10에서 20 마이크로 그램(소금 몇 알의 무게) 상당의 태양풍을 수집할 계획이다. 수집을 마치고 나면 탐사선은 덮개를 닫고 2004년 9월 중 다시 지구로 향하는 귀환길에 오르게 된다. 탐사선은 미 공군의 유타 훈련기지가 있는 사막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다.

제니시스호가 가져오게 될 표본은 아폴로호 우주 비행사가 달에서 암석을 가져온 이래 처음으로 우주에서 가져온 물질이 될 것이다.

Amanda Barnett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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