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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당신의 피부 최선의 처방은 수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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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7면

망년회에 이은 신년회로 술자리가 잦은 때다. 수첩에 빽빽이 적힌 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거울 속에서 몇 년은 더 늙어 보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적당히 마시는 술 한두 잔은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해 피부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는 속설이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피부과 의사들은 "술은 무조건 피부의 적"이라고 강조한다.

한림대 의대 한강성심병원 피부과 김홍식 교수는 "술 마신 다음 날에는 얼굴에 여드름이 돋아나고 얼굴이 푸석푸석해지며 눈이 붓는 등 피부 트러블에 시달리게 된다"며 "알코올은 자외선에 의한 피부손상을 막아주는 피부세포 내의 글루타치온을 감소시키므로 음주후 잔주름과 기미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과음한 다음날 얼굴이 푸석푸석해지고 각질이 많은 것은 알코올이 소변으로 빠져 나가면서 몸의 수분을 함께 배출시켜 피부가 건조해지기 때문. 이를 막으려면 보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잠들기 전에 보습팩을 하거나 깨끗이 얼굴을 씻은 후 수분로션.보습제 등 수분 공급 제품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우리 몸 속에서 알코올과 물이 빠져나가는 비율은 1:10이므로 알코올 농도 10% 이상인 술을 마신 후에는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자는 것이 숙취 해소와 피부 보습에 효과적이다.

보습에는 우유를 바르는 것이 좋다. 우유는 보습 외에 세정.진정 작용을 하며 민감한 피부에도 부작용이 적다. 그러나 우유를 피부에 바른 후 깨끗이 씻어내지 않고 자외선을 받으면 기미.주근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술과 함께 짠 안주를 많이 먹으면 몸이 더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하므로 다음 날 얼굴이 붓는다.

종로S&U피부과 여운철 원장은 "술 마신 후에는 얼굴에 냉찜질을 하고 미지근한 물로 닦아내 피부를 안정시켜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아침에 일어나서는 물을 충분히 마셔 염분을 배출시키고 몸을 많이 움직여 얼굴에 집중된 수분을 아래로 내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냉장고에 미리 넣어 둔 수건이나 녹차 티백, 얼음을 감싼 수건 등을 얼굴에 잠시 올려놓으면 붓기가 가라앉는다. 냉찜질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닦아내 피부를 안정시켜 주고 눈 전용 에센스와 크림을 발라 피부에 보습막을 형성시켜준다.

술을 마시면 여드름이 악화할 수 있다. 음주 다음날 어김없이 생기는 뾰루지는 대부분 여드름이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강원형 교수는 "음주가 지나치면 모낭염.여드름이 자주 발생한다"며 "알코올이 인체 면역기능을 손상시켜 여드름 원인균이 증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드름 원인균은 음주 후에 증가된 피부의 알코올을 분해한다"며 "이 과정에서 생긴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피부에 여드름 등 염증성 질환을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술을 마시면 숙면을 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잠이 모자랄 때 생기는 부신피질호르몬이 과다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피지(皮脂)생성의 원인이므로 이로 인해 모낭이 막히면 여드름이 발생한다. 이 경우 가장 쉬운 해결책은 냉찜질이다. 냉찜질은 피부를 진정시키고 피지선의 활동을 둔화시킨다.

술을 많이 마시면 대부분 얼굴이 붉어진다. 이 반응은 술의 알코올 성분이 혈관을 확장시키는데 기인한다. 정상인은 혈관이 곧 수축되나 안면홍조증이 있으면 혈관이 빨리 확장되고 늘어난 혈관이 수축되는데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려 붉은 상태가 장시간 지속된다.

안면홍조증의 치료 방법은 많지 않다. 안면홍조증 초기인 사람은 가급적 음주를 피해야 하고 심하면 다양한 파장의 빛을 환부에 비춰 치료하는 시술(IPL)이 효과적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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