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강선미.이지은, 여자축구 강국 도약 선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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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0여년으로 걸음마 단계인 한국 여자축구를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쌍두마차'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22세의 동갑내기로 여자 대표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강선미와 최전방 공격수 이지은(이상 숭민원더스). 이들은 3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타이거풀스토토컵 국제여자축구대회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종횡무진하며 아직까지는 아시아에서 난공불락인 중국에 이어 '2인자'로 군림해 온 일본 수비진의 혼을 뺐다.

한국이 우세한 경기를 펼쳤음에도 경기는 아쉽게 1-1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들의빼어난 플레이는 연일 계속되는 살인적인 무더위에 지친 홈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뛰어난 위치 선정과 두뇌 플레이로 선취골을 뽑은 강선미는 일본은 물론이날 경기를 벌인 세계 여자 축구계의 '고봉' 중국, 개인기로 무장한 브라질의 주축선수와 비교해도 기량면에서 손색이 없었다.

개인기가 뒷받침된 돌파력, 헤딩, 끈질긴 승부근성은 단연 발군이었고 위기시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등 전천후 플레이를 선보였다.

한양여대 시절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강선미는 올 4월 팀의 여왕기 우견인에 이어 5월 숭민배에서 5골로 득점왕과 우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 한국여자축구의 기대주로 지목됐었다.

다만 워낙 내성적인 성격 탓에 플레이의 기복이 있는 게 흠이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대표팀의 맏언니격인 차성미(26.인천제철)와 함께 투톱으로 나선 이지은도 일본수비진을 헤집고 소나기 슛을 퍼부으며 상대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160㎝의 단신임에도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한두명쯤은 너끈히 제치는 발재간에다 경기를 읽는 시야가 돋보였다.

이들 쌍두마차는 짧은 역사와 얕은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실력이 일취월장 하고있는 한국 여자축구가 세계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주역이 될 것으로 축구전문가들은점치고 있다.

강선미와 이지은이 차성미 등 간판 선수와 함께 이번 대회에서 선전하고 이를 발판삼아 오는 12월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의 상위권 도약을 이끌지에 팬들의 관심이 자연스레 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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