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상승 직격탄 … 자동차 관련주 시총 한달 새 12조원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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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달러당 원화가치가 연중 최고를 경신하면서 대표적 수출업종인 자동차 관련 주식 시가총액이 12조원가량 사라졌다. 자동차 업종 주가가 이미 많이 떨어졌지만 원화가치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에 따라서는 더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현대위아,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관련 4개 종목의 시가총액이 한 달 사이 12조원가량 줄었다. 특히 29일 종가 기준 기아차 주가는 6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장중 한때 1년 만에 가장 낮은 값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한 달 새 시가총액이 4000억원 줄었다. 현대차는 최근 한 달간 주가가 9.13% 빠졌고 기아차는 14.21%, 현대모비스는 10.1%, 현대위아는 6.78% 각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66% 내린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크다.

  자동차 관련주가 이렇게 급락한 것은 원화 강세에 따라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수출 비중이 75%를 넘는다. 원화가치가 10원 오르면 현대차 매출액이 1200억원, 기아차는 800억원 줄어든다는 추정치도 있다. 두 회사 모두 해외 생산 비중이 40%를 넘기는 하지만 완성차 조립에 들어가는 부품 대부분은 국내에서 조달해 원화 강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판매가 4% 늘어도 원화가치가 4% 오르면 매출은 그대로인 셈”이라며 “원화 강세에 따라 매출이 줄고 결과적으로 이익이 줄어들까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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