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KB 품어라, 상금왕 되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3면

허윤경(左), 김자영(右)

“나는 아직도 씩씩하다. 또다시 (첫 승) 기회를 잡을 것이다.”

 올 시즌 국내 여자 프로골프 무대에서 3연속 준우승을 포함해 네 차례나 준우승한 선수가 있다. 골프팬들은 그에게 “억세게 운이 없다”고 얘기한다. 지난 14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네 번째 준우승을 할 때는 연장 2차전 세 번째 샷이 문제가 됐다. 불행하게도 공이 딱 그 사이즈만 한 디벗 자국에 박혀 있었다. 주인공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2009년 프로로 데뷔한 허윤경(22·현대스위스)이다.

 그러나 그는 당당하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3승을 한 선수를 제치고 한 차례도 우승이 없는 선수가 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허윤경은 이번 주말 또다시 생애 첫 승의 시험대에 오른다.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23일 전화 인터뷰에서 ‘준비는 많이 했느냐’는 질문에 “어제 오늘 교양시험을 치르느라 연습 라운드를 못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무대는 25일부터 나흘간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의 하늘코스(파72)에서 펼쳐지는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이다. KLPGA 투어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로 총상금 7억원,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이 걸려 있다. 시즌 남은 4개 대회 중 상금 규모가 가장 크다. 그 때문에 ‘상금왕-신인왕-최우수선수상’ 등 세 가지 빅 타이틀을 결정짓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현재 상금랭킹 1위 허윤경(3억8100만원)과 2위 김자영(21·넵스·3억7500만원) 간 격차는 불과 600만원이다. 3위 김하늘(24·비씨카드)과는 1600만원, 4위 양수진(21·넵스)과도 7000여만원 차이여서 살얼음판 승부가 예상된다. KLPGA 투어 상금왕 레이스의 또 다른 변수는 해외파 선수들이다.

 LPGA 멤버 양희영(23·KB금융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또 올해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자 유선영(26·정관장)이 출전해 우승 경쟁에 뛰어든다. 해외파가 우승하면 KLPGA 상금왕 경쟁은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회 주최 측인 KB금융그룹은 올해부터 영구 보존 챔피언 트로피(순은 800돈)와는 별도로 400돈의 순은 트로피를 제작해 개인 소장용으로 우승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J골프가 25~28일 대회 1~4라운드를 낮 12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생중계한다.

최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