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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영화제 행사진행·관객 호응 'OK'

중앙일보

입력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부천영화제가 안정기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20일 폐막을 앞둔 현재까지 극장 운영.프로그램 구성.부속 이벤트 행사 등에서 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종종 발생했던 영사(映射) 사고가 올해엔 크게 줄어들었다. 영화 상영 도중 영사기 고장 등으로 화면이 5분 이상 끊기거나 화면이 심하게 흔들려 관객들의 불평을 샀던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주최측은 "관객 서비스 차원에서 각 상영관마다 별도의 매니저를 배치, 쾌적한 관람환경을 조성하는 데 신경을 많이 기울였다" 고 설명했다.

부산.전주영화제와 달리 극장들이 모여 있지 않고, 또 일반 공연장.시민회관 등을 빌려 영화제를 치러야 하는 부천만의 불편을 최대한 줄이려 했다는 것이다.

해마다 부천영화제를 방문했던 영화평론가 김시무씨는 "전체 운영면에서 지난해보다 매끄러워진 게 사실" 이라며 "셔틀버스 정시 운행, 친절해진 자원봉사자 등이 눈에 띄었다" 고 말했다.

관객들의 반응도 예년 이상이다. 12일 개막에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한 인터넷 예매가 호조를 보여 '메멘토' '배틀 로열' 등 화제작과 심야영화 상영작 등은 일찌감치 예약이 완료됐다. 이에 주최측은 올해 관객수가 지난해의 10만명 수준은 큰 문제없이 돌파할 것으로 낙관했다.

특히 홍콩 무협영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후진취안(胡金銓) 감독 회고전의 인기가 높았다. '용문객잔' '협려' 등 상영작 대부분이 매진됐으며, 최근 '와호장룡' 으로 관심이 커진 무협영화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도왔다.

반면 김시무씨는 "국내에도 홍콩 무협영화 전문가가 제법 있는데 굳이 외국인을 중심으로 후진취안의 작품 설명회를 연 것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고 꼬집었다.

국내 영화인의 참여가 저조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영화제인데도 개막식은 물론 일반 상영장에서도 스타급 제작자.배우들의 얼굴을 보기가 매우 어려웠다. 영화제의 분위기를 돋우고 일반인의 참여를 독려하는 요소가 빠진 것이다.

상명대 조희문 교수는 "팬터지(환상) 를 주제로 하는 행사의 특성과 영화제라는 대중적 성격을 앞으로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결국 관건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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