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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휴스턴의 믿음 '선발 트로이카'

중앙일보

입력

현재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성적을 보면 시카고 컵스의 독주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컵스를 추격하고 있는 몇몇의 팀들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그 추격에 가장 근접해 있는 팀은 다름이 아닌 휴스턴 애스트로스이다.

휴스턴은 작년 시즌 부진으로 4년 연속 지구우승 도전이라는 타이틀도 실패하는 동시에 래리 디어커 감독의 경질설까지 나돌며 팀 분위기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로 한 순간에 추락해 버렸다. 이런 휴스턴의 부진의 가장 큰 주범은 다름 아닌 엔런 필드였다. 엔런 필드는 그 동안 리그에서 손꼽히는 투, 타 조화의 팀을 타격의 팀으로 바꿔버렸고, 선발진은 최악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의 휴스턴은 작년 시즌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타자들과 투수들이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런 부분은 투수들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특히 작년 시즌 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던 선발진이 엔런 필드라는 '장애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팀 마운드를 굳게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혜성'처럼 나타나 마이크 햄튼, 호세 리마등이 없는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는 웨이드 밀러와 작년 시즌의 부진을 타선지석으로 삼아 올 시즌 부활을 해내고 있는 셰인 레이놀즈, 그리고 빅 리그에 입성한 지 얼마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로이 오스왈트등의 투수들이 안정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결국 투수들은 작년 시즌 엔런 필드에서 피칭할 때 나타나는 심리적 부담감과 위축감으로 인한 부진을 엔런 필드에 대한 적응기로 생각했고, 또 이런 부분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생각하며 올 시즌은 그 동안 악재로 작용되었던 심리적 부담감, 위축감을 없애버림과 동시에 더욱 안정된 피칭을 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되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선발 투수들에게만 국한된 부분이 아니고, 불펜진과 마무리 투수에게도 나타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웨이드 밀러, 셰인 레이놀즈, 로이 오스왈트로 이어진 '트로이카'는 마이크 햄튼, 호세 리마, 셰인 레이놀즈로 이루어진 99시즌과 비교해 보았을때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 99시즌 당시 햄튼, 리마, 레이놀즈는 합작 59승을 올렸고, 이 수치는 팀 성적의 60%를 상회하는 엄청난 성적이라 할 수 있다.

밀러, 레이놀즈, 오스왈트 역시 합작 24승을 기록하며 팀 성적의 50% 가까이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후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작년 시즌 팀의 마운드에서 혼자 고군분투(孤軍奮鬪)했던 스캇 엘라튼 마저 살아난다면 더욱 강력한 선발진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와일드카드 후보로 강력히 대두되고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비해 한참 뒤쳐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전망을 생각해 봤을 때 오히려 보스턴이나 클리블랜드보다 밝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보스턴은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부상으로 선발진이 치명타를 입기에 충분했고, 이런 부분은 팀의 부진과도 이어질 수 있다. 클리블랜드는 앞서 언급한 보스턴보다 더욱 불리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팀의 믿음직한 맏형 노릇을 하고 있는 척 핀리는 부상에 신음하고 있으며 그를 받쳐줘야 할 바톨로 콜론, 데이브 버바, 찰스 나기등이 제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서 오클랜드는 '영건 3인방'인 팀 허드슨, 마크 멀더, 배리 지토등이 최근 뛰어난 피칭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휴스턴과도 일치한다. 물론 휴스턴이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에서 고려해 보았을 때에 가장 유리한 팀이 바로 휴스턴이다.

톰 글래빈의 부진으로 그렉 매덕스와 존 버켓만으로 선발진을 꾸려나가고 있는 애틀란타와 대런 드라이포트, 앤디 애쉬비등 핵심 투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최대의 위기를 맞은 다저스등의 팀들 보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유리한 것이 사실이며, 비단 선발진뿐만 아니라 타격이나 불펜진을 고려했을 때에는 이러한 사실이 더욱 부각되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휴스턴 트로이카(troika)'가 그 답을 명쾌히 알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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