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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그대 아직 살아 있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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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그대 아직 살아 있다면/반레 지음, 하재홍 옮김/실천문학사, 8천5백원

"전쟁은 자애가 없지. 전쟁은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괴물과 같은 것이니까. 그것은 세상, 인류 전부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지…."

베트남 작가 반레(54)의 소설 '그대 아직 살아 있다면'은 베트남전을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소설은 베트남전에서 사망한 응웬쿠앙빈이 저승길에 오르는 데서 출발한다.

황천가는 나루터에 당도했으나 노잣돈이 없어 건널 수가 없는데 옛날의 기억을 빈틈없이 되살리면 건네주겠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때부터 그의 베트남전 회상이 시작된다.

반레의 이 소설은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에 참전 상황만을 길게 묘사하는 여타의 베트남 소설과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좀 더 차분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취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베트남 사람들 내에도 여전히 기회주의자와 허약한 사람이 많았으며 병들어 죽어가는 아내의 눈을 제 손으로 감겨 주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 사람의 처절한 낭만성까지 여러가지 인간의 유형이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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