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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아현 웨딩거리에 실속파 커플 시선이 머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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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으로 기울었던 웨딩붐이 다시금 이대·아현 웨딩거리로 쏠리고 있다. 예비부부의 발길을 돌려놓은 이대·아현 웨딩거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워킹족으로 분주해 보였다. 노을이 물드는 언덕에서 막 결혼식 준비를 끝낸 예비부부를 포착했다. 로맨틱한 오후다.

“다 예뻐서 뭘 고를지 모르겠어요” “그럼 다 가져가~ 어울리는 건 다 줘야지”

 이대역 근처의 한 웨딩숍. 장혜준(33·신랑) 정미경(33·신부) 커플은 직장동료의 추천으로 이곳을 찾았다. 웨딩플래너와 함께 청담에 갔다가 별 재미 못보고 돌아왔다는 직장동료의 추천으로 이대·아현 웨딩거리를 찾게 됐단다. 본식용 드레스만 필요한 커플, 질 좋은 드레스를 원하는 커플 등 맞춤·실속파 예비부부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이대·아현 웨딩거리의 매력은 무엇일까.

◆하얀 드레스, 투명한 매장=결혼 과정 도우미 강숙영(44, 가명)씨는 “청담은 웨딩 시즌이 되면 하루에 드레스가 40~60벌씩 나간다”며 “청담의 경우 워낙 수요가 많아 자체 제작이 불가능하다.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오는 완성품”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많은 신부가 착용하는 터라 드레스 상태가 불량해 매장의 조명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 드레스를 밝은 곳에서 보면 깜짝 놀랄 정도”라고 귀띔했다. 청담에 위치한 A웨딩업체 직원 신연아(25, 가명)씨는 “청담은 거의 웨딩플래너를 끼고 진행한다. 비슷한 비용의 패키지라도 웨딩플래너 비용이 따로 책정돼 있어 질 높은 드레스는 비용이 추가된다. 고객의 부담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털어놓았다.

◆세상 한 벌 뿐인 드레스=이대·아현 웨딩업체는 드레스를 자체 제작한다. 원단과 재료는 대부분 수입이지만 완성품은 세상에 이 곳 한 벌 뿐이다. 그래서 이대·아현 웨딩거리에서 제작된 드레스가 강남 쪽으로 팔린다고 한다. 웨딩드레스 엘린의 김도희(36) 부원장은 “판매는 주로 강남 숍과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과 외국에서 결혼식을 두 번하는 분, 파티 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 온 분들은 실용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을 찾는다”고 전했다.

◆발품 팔면서 비교하는 재미=이대·아현 웨딩거리는 매장 1곳 당 평일 예약이 하루 5건 정도. 발품 파는 워킹 손님은 2~3건 있다. 손승아 웨딩의 손(48) 원장은 “‘결혼’ 하면 청담을 떠올리는 게 현실”이라며 “그래도 입소문을 타고 오시는 손님들이 꾸준히 있다. 18년 동안 경영하면서 서로 소개로 온 손님만 20명이 넘을 정도”라고 했다. 또 “가족같이 편안한 것이 장점”이라며 “신부가 원하는 드레스 패턴을 디자인해 제작하는 일이 가장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윤디자인의 김혜진(34) 실장은 “워킹 고객만의 장점이 있다”며 “이 거리는 중고 드레스를 쓰지 않는다. 같은 비용으로 고품질 드레스를 입을 수 있어 다시 이쪽으로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직접 발품을 팔아보세요. 얻는 만족도, 입는 드레스도 달라질 거예요.” 윤 실장은 힘주어 말했다.  

배은나·박지혜 객원기자


◆이대·아현 웨딩거리=40여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트렌드를 선도하는 감각이 한 정거장 정도의 거리 안에 담겨 있다. 웨딩드레스를 중심으로 웨딩 스튜디오와 한복 웨딩 관련 업체 90여 개가 8차선 도로를 따라 나란히 있다. 이대역과 아현역 사이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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