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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총회] 베이징, 2008년 올림픽 개최 확정 순간

중앙일보

입력

베이징이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는 순간 모스크바의 세계무역센터(WTC)에서는 커다란 함성과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지난 93년 2000년 올림픽 개최권을 단 2표차로 시드니에게 뺏겼던 베이징으로서는 8년동안이나 절치부심한 끝에 이날의 감격을 맛보게 된 것이다.

모스크바 총회를 앞두고 베이징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으나 지난 9일부터 열린 집행위원회 기간중 토론토가 급부상중이라는 소문이 회의장 주변을 맴돌아 한때 베이징 유치단 관계자들을 바짝 긴장시키기도 했다.

파리와 토론토, 이스탄불, 오사카 등 5개 도시간에 2년여를 끌어 온 치열한 유치전은 이날 오후 6시(한국시간 밤 11시)에 시작된 운명의 투표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전자투표 방식으로 순식간에 완료된 1차투표가 끝난 뒤 사마란치 위원장은 과반수를 획득한 도시가 없어 2차투표를 실시하며 오사카가 최저득표로 탈락했다고 밝혔다.

곧이어 시작된 2차 투표 결과를 받아든 사마란치 위원장은 1차투표 결과 발표때와 달리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단상으로 이동했다.

마침내 과반수를 획득한 도시가 나타난 것으로 추측돼 시선을 집중시키는 순간. 오는 16일 차기 위원장 선거를 끝으로 21년의 권좌에서 물러나는 사마란치 위원장은 2008년 올림픽 개최지가 최종 확정됐다고 밝힌 뒤 특유의 스페인식 억양으로 '뻬이찡'을 호명했다. 투표 시작에서 확정 발표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7분. 사마란치 위원장이 베이징을 입밖에 내자말자 총회장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오며 허전량 유치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감격의 포옹을 했고 프레스센터와 호텔로비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지켜보던 중국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함성과 박수가 이어졌다.

이어 사마란치 위원장은 1차 투표는 베이징 44표, 토론토 20표 등의 순으로 총102표였고, 2차투표는 베이징 56표, 토론토 22표, 파리 18표, 이스탄불 9표 등 105표라고 밝혔다.

베이징 관계자들은 예상밖의 표차이로 밝혀지자 그동안 가슴졸였던 기억을 되살리며 너털 웃음을 터뜨렸고 토론토와 파리 등 라이벌 도시들은 착잡한 표정으로 총회장을 빠져 나갔다.

이날 투표는 모스크바 총회에 참석한 119명의 위원중 유치도시가 속한 국가의 IOC 위원 13명과 사마란치 위원장 등 14명을 제외한 105명이 좌석에서 앉은채로 전자버턴을 누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모스크바=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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