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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스타열전 (80) -'다수' 이끄는 '황색 마이너리티'(2)

중앙일보

입력

◇ 렌 사카타(Lenn Sakata)

1960년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투수로 활약한 무라카미 마사노리가 일본인 최초의 메이저리거였다면 렌 사카타는 일본계 미국인으로서는 최초의 메이저리거로 기록되고 있다.

그는 1977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빅리그에 데뷰, 1987년 뉴욕 양키스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때까지 11년 통산 타율 .230, 25홈런, 109타점을 기록했으며 1983년에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에 출전, 동양계로는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선수로 기록되어 있다.

1982년 볼티모어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던 그는 그의 선수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한 선수를 만나게 된다. 그 선수로 인해 그의 선수 생활은 여지없이 망가져버리고 마는데, 그 선수는 바로 2,632경기 연속출장기록을 보유한 '철인' 칼 립켄 Jr였다.

결국 립켄 Jr로 인해 출장기회를 놓쳐버린 사카타는 한창 활약할 시기에 기량적으로 쇠퇴기에 접어들었고 야구에대한 의욕마저 상실하게 된 것. 1986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이적한 후 1년만에 다시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지만 적응하지 못한 채, 1987년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선수생활의 마지막 유니폼으로 간직하게 되었다.

일본의 지바 롯데 마린즈에서 4년간 코치생활을 한 사카타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현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트리플A팀인 프레스노 그리즐리스에서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10년간의 선수 생활 동안 '다수'에 속하는 립켄 Jr에 의해 밀려난 '마이너리티' 사카타는 이제는 또 다른 도전자의 자격으로 적자생존의 법칙이 냉혹하리만큼 철저하게 적용되는 다수의 세계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주변으로부터 인내심 강하고 차분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지도자 신분으로 메이저리그로 다시 컴백하기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최종 목표인 메이저리그 감독의 꿈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프로야구의 범세계화를 추진한 이래, 구단 프런트나 사무국등 행정분야등에서 유색인종의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동양계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더욱 확대되어 황색돌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작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에 빛나는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 올 시즌에는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오카 도모카즈(몬트리올 엑스포스), 노모 히데오와 이시이 가즈히사(이상, LA 다저스)등이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2003 시즌에는 뉴욕 양키스행이 거의 확정적인 '일본산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松井 秀喜) 가 또 다른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최희섭(시카고 컵스)까지 가세, 황색 돌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제는 현역선수가 아닌 지도자 분야에서 발원된 '황색돌풍'이 메이저리그를 강타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에 해당되는 사항인 것일까? 메이저리그에 동양계 감독이 벤치를 지키며 '다수'가 지배하는 잔디 그라운드를 '소수'의 신분으로 진두지휘할 날이 그리 멀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돌풍의 진원지에 가장 근접한 두 지도자, 웬델 김과 렌 사카타, 그리고 시카고 화이트삭스 공인 홈페이지에 '한국의 베이브 루스'라고 소개된 이만수 불펜코치까지, 그들은 메이저리그 감독직에 오르냐 못오르냐에 상관없이 '동양계 마이너리티(Minority)'를 대표하는 진정한 프런티어들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인물소개]

렌 사카타(Lenn Haruki Sakata)

생년월일 : 1954.6.8
신체조건 : 173cm
출생지 : 하와이주, 호놀룰루
포지션/주요 선수경력 : 2루수 & 유격수/밀워키 브루어스(1977-79), 볼티모어 오리올스(1980-85), 뉴욕 양키스(1987)
주요 코치경력 : 지바 롯데 마린스(NPB) 코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트리플A 프레노스 그리즐리스 감독(2002)

이지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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