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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 길러주는 시와 친해지려면

중앙일보

입력

시는 다른 문학작품보다 훨씬 짧기 때문에 읽었다는 것에만 만족해서는 안된다. 상상력을 발휘해 감상법을 확장해 보자.

시는 여러 문학 작품 중 가장 함축적이고 정서적이며 작가의 세계관이 강하게 드러나는 문학 작품이라는 평을 많이 듣는다. 시가 갖춘 이런 여백의 미는 상상력으로 이어진다. 작가의 생각과 작품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행간의 의미를 읽게 되고 작가의 세계관을 공유하게 된다. 독서전문가들은 “화려하고 자극적인 영상에만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에게 시는 상상력과 사고력을 길러주고 언어의 운율과 함축미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시는 독서를 좋아하고 문학작품에 익숙한 어른들도 친숙하게 대하기 힘든 문학 장르 중 하나다. 언어적 표현기법이 다양하고 때론 해석이 난해할 때도 많다. 특히 독해력이 부족하고 글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에겐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우선 ‘시와 친해지는 것’이 첫 걸음이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이언정 책임연구원은 “시는 소설·비소설·동화 등 다른 문학작품보다 분량이 훨씬 짧기 때문에 단지 읽었다는 것에만 만족해선 안된다”며 “상상력을 발휘해 얼마나 이해했고 얼마나 즐겁게 감상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아·초등 독서토론전문학원 이안서가 이연주 원장은 “어린 아이들은 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먼저”라며 “동시 중 학교생활, 엄마와의 일상 등 생활 속 소재를 다룬 시들부터 찾아 읽어보라”고 권했다.

 시 감상 첫 걸음으로 동요가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동요를 함께 부르면서 시의 가장 큰 특징인 리듬감을 느껴볼 수 있다”며 “조롱조롱?송알송알처럼 특정음절이 반복되면서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의태어 표현이 많은 동요부터 시작해보라”고 조언했다.

 또래 어린이들이 쓴 시도 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에 좋다. 어린이들이 쓴 동시는 아이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감정과 생각이 녹아있고 표현법도 눈높이에 맞기 때문에 시가 어려운 문학이 아니라 일상과 밀접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시를 바꿔 써보는 활동도 시와 가까워지는 방법이다. 엄마에게 혼난 경험이라던가 선생님께 칭찬받은 일처럼 오늘 하루 있었던 일과 가까운 소재를 글감으로 삼은 시를 한 편 고른다. 시의 큰 틀은 그대로 두고 아이가 느꼈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어휘들을 사용해 시의 중요 문장을 바꿔 써본다. 이 연구원은 “처음부터 시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을 느끼게 된다”며 “경험에서 느낀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돕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동시 읽기를 좋아하고 즐기는 아이라면 시를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와 아이가 하루 일과 중 기억에 남는 일을 소재 삼아 시를 써 편지를 교환한다거나 축하·감사 편지를 시로 대신해 본다. 정기적으로 가족끼리 모여 시 낭송회를 연다. 여러 시집에서 좋아하는 동시만을 묶어 나만의 시집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이 원장은 “시는 그때그때 읽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감상이 달라진다”며 “좋아하는 시를 묶어 두고두고 반복해 읽어 보는 것도 좋은 감상법”이라고 말했다.

Tip 추천 시 감상법

● 글감을 활용한 감상법
-중심 글감은 시의 주제를 나타내는 재료다.
-시의 글감을 찾아보고 제목을 상상해 달아본다.
-동일한 글감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비교하며 감상한다.

●상상력을 확장하는 감상법
-시인이 어떤 마음으로 시를 지었는지 상상해본다.
-시를 읽으면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장면을 그려본다.
-‘나라면 이렇게 썼을텐데’라고 상상하며 동일한 글감으로 시를 써본다.

● 시의 운율을 활용한 감상법
-‘조롱조롱·송알송알’과 같이 같은 음절이 반복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의태어 표현이 많은 시를 찾아 읽는다.
-시를 노래나 랩을 하듯 읊어보거나 시의 분위기를 살려 가족 앞에서 낭송해본다.

※자료=한우리독서토론논술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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