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9일 IMF의 대북 경제지원 문제와 관련해 "남북한이 대화로 어떤 합의를 이루면 언제든지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피셔 부총재는 이날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면담, 한국의 외환위기 극복 및 경제개혁 추진 과정 등 공동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피셔 부총재는 또 북한경제 실태파악을 위한 IMF 등 국제기구의 공동조사단 파견 문제에 대해서도 "남북간 대화가 재개되면 조사단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공동조사단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대북경제지원에) 한국 이외에 국제기구와 다른 나라들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그래야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여러 나라들이 북한을 돕고 투자를 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대통령은 "외환위기를 맞아 파산 직전의 상황에서 IMF가 한국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준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면서 "구조조정과 개혁은 대통령으로 있을 때까지 꾸준히 추진할 것이고 후임자가 또 그런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피셔 부총재는 "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재벌들이 개혁에 저항하고 있는 것같다"면서 "재벌들이 개혁을 추진하도록 정부가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