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 분석한 '시련과 적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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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경쟁' 만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관점으로 중국의 역사를 분석한 책이다.

독일 보쿰대에서 동서문명사를 전공한 저자 김필년(49) 씨는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을 강력히 옹호하며 사회주의 중국의 미래도 전망한다.

중국 현대사에서 마오쩌둥의 사회주의 혁명보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을 훨씬 더 치켜세운 김씨는 향후 중국이 덩샤오핑의 중체서용(中體西用) 적 개방노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구의 시장경제를 서체중용(西體中用) 적으로 도입하지 않으면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완전한 시장경제를 요구하는 지역과 공산주의의 이상을 추구하려는 지역으로 분리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중국의 역사적 시대구분을 경쟁의 유무에 따라 3단계로 나눈다.

역동적 발전기(춘추전국시대) 와 정체적 안정기(진나라 이후 19세기 중엽까지) 를 거쳐 서구 제국주의에 대한 적응기(19세기 중반부터 현재까지) 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이 가운데 춘추전국시대를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한 시기로 꼽는다.

분열된 국가간, 그리고 다양한 사상 사이의 경쟁을 통해 합리적 제도와 생산성과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인들이 중요 세력으로 대두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저자는 자신이 최선의 제도적 발전으로 간주하는 서구 자본주의의 활력에 비견한다.

그런데 경쟁이란 요소만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은 춘추전국시기엔 비교적 적용될지 몰라도 현대 중국의 현실과 미래에 적용하기엔 다소 성급한 시도로 보인다.

마치 마르크스가 노동이란 하나의 요소만으로 역사를 모두 재단한 것이 성급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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