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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투자법 시행…일반인 리츠투자 '감감'

중앙일보

입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업체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업체들 사이 합종연횡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기대와는 달리 '개미군단' 으로 불리는 일반인들이 리츠상품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업체들이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V)설립에 힘을 쏟기 때문이다. 세제혜택이 많고 주식을 의무적으로 공모하지 않아도 되는 것 등이 그 이유다.

리츠법은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확정되는 이달 중순께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일반 리츠상품 드물어 올해 안에 일반 투자자로부터 소액자금을 모아 투자한 뒤 수익을 되돌려 주는 일반 리츠상품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체들이 법인세 등 세제혜택이 일반 리츠보다 많은 CRV 설립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 CRV는 취득.등록세가 1백% 면제되고 명목상 회사여서 법인세도 없다.

반면 일반 리츠는 취득.등록세가 50%만 감면되고, 법인세도 납부시점을 연기해주는 혜택만 주어진다.

일반 리츠는 1인당 10%이상 지분을 확보할 수 없지만 CRV는 지분제한이 없어 단독으로도 설립할 수 있다.

현대건설 박래익 리츠팀장은 "세제혜택 차이 등을 감안하면 일반 리츠가 CRV보다 1~1.5% 포인트 정도 수익률을 더 내야 하지만 현재 여건상 쉽지 않다" 고 말했다.

업체 짝짓기 활발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권과 외국계 부동산컨설팅회사.건설회사.정부투자기관 등이 서로 득실을 따지며 물밑 거래를 하고 있다. 현재 수면 위로 떠오른 업체는 10~20곳. 내로라하는 회사들이 겉으로는 따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얽히고 설켜 있다.

외국계부동산컨설팅회사인 CB리처드앨리스와 메리츠증권은 이달 중 사업파트너를 공식 발표한 뒤 자산관리회사(AMC)및 CRV 설립 신청서를 낼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1조원 규모의 CRV를 설립하기 위해 은행 등 기관들의 참여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존스랑라살과 아서앤더슨은 은행.증권.보험사 등과 접촉하고 있다.

보험사 중에서는 교보생명이 정우앤컴퍼니와 함께 리츠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외국 유통업체 컨설팅을 주력해 온 정우앤컴퍼니는 할인점과 복합영화관을 겸한 복합상가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기업인 한국토지공사도 자체 보유한 땅을 활용한 일반 리츠사를 설립할 예정이지만 시장여건상 빌딩 보유자를 끌어들여 우선 CRV쪽에 먼저 진출할 계획이다. 삼성에버랜드 등 부동산 시설관리회사들과 부동산신탁사.감정평가업계.소규모 컨설팅업체 등도 리츠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2일부터 리츠사 예비인가 신청을 받고 있는 건교부는 올해 안에 3~4개 정도의 리츠사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량물건 확보가 관건 리츠사 성공 열쇠는 누가 수익성 큰 물건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대부분 리츠 자산이 서울 도심 빌딩에 집중돼 있어 업체들이 물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리츠증권 오용헌 팀장은 "리츠가 시행되면 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건물주들이 물건을 회수하고 값도 높게 불러 물건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고 말했다.

강황식.서미숙 기자 his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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