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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의 최경주, 2연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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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최경주

최경주(42·SK텔레콤)가 자신이 주최한 최경주 CJ인비테이셔널에서 2년 연속 우승했다. 최경주는 7일 경기도 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5언더파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 우승 경쟁은 치열했다. 짙은 안개로 순연돼 최종일 오전에 치러진 3라운드 잔여 경기 뒤 11언더파 공동 선두 최경주와 김대현(24·하이트진로) 뒤에는 배상문(26·캘러웨이·10언더파)과 위창수(40·테일러메이드·9언더파) 등 우승 후보들이 포진했다.

 중반까지는 배상문의 상승세였다. 1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한 배상문은 10번 홀까지 4타를 줄이며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하지만 14번 홀(파5)에서 세컨드 샷이 훅이 나며 보기를 범한 뒤 상승세가 꺾였다. 배상문은 남은 4개 홀에서 모두 파를 적어내며 13언더파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경주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마지막 날 27홀을 도는 강행군 속에 9번 홀까지 1타를 줄이며 주춤했지만 11번 홀부터 3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11번 홀(파3)에서 8m짜리 긴 퍼트를 집어넣었다. 12번 홀(파4)에서는 1m짜리 쉽지 않은 내리막 퍼트를 성공시켰다. 13번 홀(파4)에서 2m짜리 버디를 추가한 최경주는 한국프로골프투어(KGT) 통산 16승을 기록했다. 최경주는 "셋째날에는 새벽 5시에 나와 14개홀을 돌고 밤 10시에 들어갔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지만 인내심으로 기다렸다. 11번홀 버디가 승부처가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캐디 교체와 샷감 난조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톱10 두 차례에 그쳤던 최경주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해로 돌아가는 변화를 줬다. 올해만 열 번 넘게 새 클럽으로 바꿨다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때 썼던 클럽을 다시 잡았다. 최경주는 “감을 찾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지만 불편함이 있었다. 결국 가장 잘 했을 때의 클럽 이상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편 ‘휴대전화 소음과 담배 연기 없는 대회’를 만들겠다는 최경주의 실험은 지난해보다 더 큰 호응을 끌어냈다. 지난해 휴대전화를 맡기고 입장한 갤러리는 나흘 내내 2000명이었지만 올해는 마지막 날에만 입장 갤러리(5500명)의 절반이 넘는 2854명이 휴대전화를 맡겼다. 담배와 라이터를 맡긴 갤러리는 많지 않았으나 코스에서 흡연을 하는 모습은 사라졌다. 최경주는 우승 상금 1억3000만원(11만8875달러)을 전액 기부했다.

여주=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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